일본인 화가가 그린 제주 101경

일본인 화가가 그린 제주 101경
제주출신 손성국씨 자비 들여 니시가와 화집 3개국어로 발간
  • 입력 : 2017. 03.21(화)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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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니숲길’.

2012년 두 사람 인연 맺은 후 아름다운 민간 교류 활동 꾸준

제주섬의 자연과 문화에 반한 일본인 화가 니시가와 유키오(77)씨가 그린 담채화가 한·중·일 3개국 언어로 설명된 한 권의 화집으로 탄생했다.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 출신 손성국(59·부산 거주)씨가 펴낸 '제주도 자연과 문화 101경'이다.

손씨와 니시가와씨의 인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연히 부산의 식당에서 만난 두 사람은 이내 마음이 통했다. 손씨는 니시가와씨에게 고향 제주를 그림에 담아달라고 부탁한다. 손씨의 요청을 받아들인 니시가와씨는 그 길로 제주도 스케치 여행에 나선다. 니시가와씨는 여행을 하면 할수록 제주도의 순수함과 역동성에 끌렸다고 한다. 제주도 취재 기간만 모두 합쳐 8개월에 이른다.

니시가와씨가 제주에서 그린 담채화는 2013년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전시됐다. 당시 개막식에 참석했던 니시가와씨의 담채화 교실 일본인 수강생 24명이 그린 제주 풍경화는 '제주의 바람'이란 이름으로 일본 고쿠라에서 선보였다. 니시가와씨는 2015년 일본에서 '제주도의 자연과 문화 101경' 화집을 냈고 그 때 제주도를 알리는 모임을 조직했다. 손씨와 니시가와씨의 이같은 인연은 한·일 민간 교류의 아름다운 사례로 일본 방송을 통해 현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번에 발간된 화집은 일본에서 제작된 화집을 토대로 한국어와 중국어가 더해졌다. 손씨가 제주도를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들을 위한 화집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자비를 들여 묶어냈다.

화집엔 제주시 동·서부, 서귀포시 동·서부, 한라산 주변으로 나눠 삼성혈에서 범섬까지 니시가와씨가 발로 누볐던 제주의 명소 101곳이 그림과 함께 짤막한 문장을 곁들여 소개됐다. 모슬포 알뜨르비행장, 송악산 해안 동굴진지 등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의 현장도 실렸다.

손씨는 화집 발간사에서 "제주 해녀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일을 기념해 2017년에는 '제주 해녀의 인생'이란 이름으로 제주를 사랑하는 일본인 화가 니시가와씨가 제주를 방문해 붓을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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