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광장]귀덕복덕개에 영등신맞이 바름축제 시작하다

[문화광장]귀덕복덕개에 영등신맞이 바름축제 시작하다
  • 입력 : 2017. 02.28(화)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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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은 음력 2월 초하루. 서북계절풍을 몰고 오는 바람의 신 영등할망이 한류의 북녘 끝에 있는 시베리아의 영등나라에서 할망이 바람주머니에 영등바람을 담고 제주 한림읍 귀덕 복덕개 영등올레에 도착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며칠 전에 시에 사는 귀덕리 명예 이민 나(영등바람)는 귀덕에 사는 강요배 화백과 전화도 인사를 했습니다. "영등굿 한다는 소식 엇네 이?" "영등굿 하게 되면, 연 날려시믄 조켜?" 바람만 좋으면 연을 날리고 싶다는 친구의 말을 들으며 초하룻날은 복덕개에서 만나자는 약속만 하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영등을 안다는 우리는 할망과 바람을 혼동합니다. 할망이 바람이니까. 영등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떠난다는 여러 이야기는 많지만, 정설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귀덕복덕개에 들어와 소섬 질진깍으로 떠나간다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바람도 할망도.

음력 2월 영등달에 부는 바람을 맞이하여 벌이는 굿을 영등굿이라 합니다. 힘주어 말하면 영등 들어 15일동안 하는 영등큰굿 바름축제가 영등굿입니다. 이때 바람처럼 영등할망은 마지막 꽃샘추위와 봄 꽃씨를 가지고 제주 섬을 찾아오는 데, 할망이 맨 처음 도착하는 바람 길의 올레가 한림읍 귀덕리 복덕개이며 이곳을 제주사람들은 영등할망이 들어오는 '영등올레'라 불렀습니다. 할망이 제주에 올 때는 시베리아 영등나라에서 제주의 봄을 완성하는데 필요한 365개의 하르방이 준 온갖 씨앗을 할망의 바람주머니에 담아주면, 할망은 바람주머니를 차고 식솔들과 날씨를 보는 일관들을 데리고 제주에 옵니다. 그들은 할망을 도와 한라산과 너븐드르(平野) 그리고 바당밭(海田)까지 씨를 뿌리고, 음력 2월 15일 날 제주를 떠나갑니다.

할망과 할망의 식솔들이 씨를 뿌리는 바름축제를 영등큰굿 대축제라 합니다. 그러므로 영등굿은 영등 초하루 귀덕복덕개 영등신맞이부터 시작하여 칠머리영등굿을 중심에 두고 영등 15일날 소섬 질진깍에서 배를 보내는 송별제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바름길을 걸으며 성지를 순례하듯 꽃을 피우고 씨를 뿌리는 영등 15일 큰굿을 완성하는 것이 제주 영등큰굿 축제의 완성입니다.

귀덕리민 여러분.

영등 2월 초하루에 한림 귀덕리 복덕개 영등신맞이는 영등달 15일 동안 이루어지는 바람맞이 영등큰굿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영등 2월 초하루 복덕개 영등신맞이 바람축제의 시작은 복덕개에 조성된 영등신화공원을 제주 전 지역에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초하루 복덕개 신화공원 영등올레에서 바람 길을 트면서, 바람 길을 따라 만들어지는 새로운 문화지도는 영등올레길이란 성지순례길을 우리에게 선물해 줄 것입니다. 따라서 귀덕리 복덕개 영등맞이 바람축제는 단순한 전통축제의 복원이 아니라 미래의 청소년들에게 우리가 세계인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일깨우는 전통문화축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이나 탐라지에 기록돼 있는 애월, 귀덕, 김녕 등지에서 연행되었다는 영등신맞이 요왕맞이와 떼말놀이(躍馬戱)는 "떼배 앞에 말머리 같은 장식을 달아 뭍에서 연행하는 세경놀이나 말놀이를 하듯 터우(떼배)를 타고 바닷가 연변을 돌며 씨를 뿌리는 씨드림(播種)의 한 형태"라는 필자의 적극적 해석에 따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귀덕복덕개 영등신맞이는 우리의 민속에 대한 적극적인 재해석과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는 해양실크로드 바닷길을 밟아 세계로 뻗어 나가려는 제주인의 꿈도 담고 있습니다. <문무병 제주신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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