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가 이슈&현장]제3회 제주섬문화축제 하나, 마나

[제주문화가 이슈&현장]제3회 제주섬문화축제 하나, 마나
대형축제 부활 카드 축제 피로감만 키우나
  • 입력 : 2017. 02.28(화)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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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제주세계섬문화축제 모습. 제주도정이 제3회 섬문화축제 부활을 발표해놓고도 구체적인 추진 방향을 내놓지 않으면서 논란만 커지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작년 8월 원 도정 문화예술의 섬 중점 문화예술정책으로 제시
제주 역량 묶는 도민중심 축제 필요하다며 논란된 축제 재개
"제주는 주민당 축제수 최다"… 기존 축제 내실화에 힘실려


지난해 8월이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문화예술재단, 제주예총과 제주민예총 등 도내 문화예술 기관·단체장이 함께한 자리에서 2018년 제3회 제주세계섬문화축제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문화예술위원회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때 섬문화축제 개최를 공식화했다.

그로부터 6개월이 흘렀지만 섬문화축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1998년과 2001년 섬문화축제를 치르며 매회 100억원 안팎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행사를 왜 부활하겠다는 것인가?"

▷지난 축제 부정 인식 속 先 발표, 後 도민 설득=섬문화축제는 제주도를 동아지중해 문화예술의 섬으로 브랜드화하기 위한 6가지 중점 문화예술 정책 중 하나로 제시됐다. 이전 민속공연 위주에서 벗어나 세계 섬들의 공통 관심사를 논의하고 즐기는 국제문화축제로 육성하겠다는 제주도의 계획은 지난 축제의 '실패'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듯 했다. 하지만 17년만에 섬문화축제를 부활시키겠다던 제주도는 그간 바람직한 추진 방향 등 후속 조치를 보여주지 않았다. 되레 '선(先)발표, 후(後) 도민 설득' 양상이었다.

섬문화축제에 대한 장단점 분석은 이미 몇 차례 이루어졌다. 제주발전연구원은 섬문화축제 직후인 2001년 12월 전문가포럼과 주민의견 수렴 결과를 토대로 "제주도가 개척한 고유 관광 인프라인 만큼 섬문화축제가 계속돼야 한다"고 했고 지난해 11월엔 실패 원인 분석 등을 통한 '제주세계섬문화축제의 성공을 위한 제주의 과제' 정책 보고서를 냈다.

관광 도시답게 연중 행사가 끊이지 않지만 대표축제가 없고 부실 사례가 많다는 점은 제주 축제의 단골 지적 사항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등장한 섬문화축제 부활 카드는 축제의 피로감만 높이는 모양새다.

▷"한번 더 도민 설문… 6월까지 개최 여부 확정"=제주도문화예술위원회는 "제주의 역량을 묶는 도민 중심의 축제가 있어야 한다"며 섬문화축제 부활을 제안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소 수십억을 들일 세번째 섬문화축제에서 그 답을 찾을 게 아니라 섬문화를 반영한 마을 단위, 공동체 단위 작은 축제의 자생력을 키우는 일이 필요한 게 아닐까.

지난 23일 열린 '세계섬문화축제 도민의견조사 사업 전문가 라운드 테이블'에서 대형 이벤트 대신 작은 축제가 늘고 있는 최근의 흐름을 소개한 류정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민당 축제가 가장 많은 곳이 제주"라며 "섬문화주간을 지정해 섬문화 포럼을 열거나 그 시기에 벌어지는 축제를 지원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현민 제주도 문화체육대회협력국장은 이날 한차례 더 도민 의견을 모으는 설문을 하는 등 오는 6월까지 섬문화축제 개최 여부를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제주도지사의 발표가 성급했던 것일까. 도민 공감대가 부족한 채 축제를 추진한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행보일까. 섬문화축제를 부활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1년을 매달리는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간담회가 마련된다. 내달 8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 주최로 섬문화축제 정책의견 수렴 간담회가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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