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쓰레기 하나 해결 못하면서 환경수도 되겠나

[사설]쓰레기 하나 해결 못하면서 환경수도 되겠나
  • 입력 : 2017. 02.21(화)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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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오는 2020년 '세계환경수도' 조성을 기치로 내걸었다. 세계환경수도는 자연환경의 가치 보전은 물론 사회·경제 시스템 전반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고 실천하는데 있다. 제주도는 세계환경수도의 필수요소인 자원순환형 사회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쓰레기 제로화섬까지 구상할 정도다. 쓰레기 제로화섬은 폐기물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고, 발생한 폐기물은 재활용·재사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도내서 발생하는 쓰레기도 자체 처리하지 못하고 육지로 반출하는 심각한 지경이어서 걱정된다.

제주시에 따르면 봉개동에 있는 북부광역소각장의 시설 노후화 등으로 1일 반입량 220t 중 130t만 소각처리되고 있다. 나머지 소각하지 못한 90t은 고형연료로 만들어서 돈을 지불하고 도외로 반출해서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달 현재 미소각 쓰레기 야적량은 3만여t에 이른다. 지난해 도외로 보낸 쓰레기 반출량은 2730t으로 이에 따른 처리비용만도 2억9400만원이 들었다. 올해도 2만t을 육지로 반출할 예정인데 처리비용이 26억여원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건설경기 활성화 등으로 폐목재 반입량이 급증하면서 미처 처리하지 못한 폐목재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1일 48t이 반입됐으나 8월부터 12월까지 60t에 이어 올해 1월부터는 69t으로 불어났다. 이 때문에 폐목재 반입장과 소각장내 야적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7000여t이 야적됐다. 지난해 폐목재 반출량은 1만2254t으로 10억7800만원의 처리비용이 들어갔다. 올해는 8억8000만원을 들여 폐목재 1만t을 육지로 반출할 예정이다.

지금 무엇보다도 포화상태인 매립시설이 큰 문제다. 봉개쓰레기매립장도 지난해 11월 만적되자 신규 매립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5월 동복 신규 매립장이 완료될 때까지 쓰레기 육지 반출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급기야 행정이 지난해 12월부터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란 카드를 꺼냈으나 도민 불만을 사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세계환경수도 실현 가능성은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쓰레기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환경이 중심이 되는 도시를 만든다고 내세울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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