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간 발로 누빈 제주시 원도심 이야기

두 달간 발로 누빈 제주시 원도심 이야기
제주문예재단 '예술공간 이아' 개관 사전 프로젝트 보고전
17~28일 작가 7팀과 지역 참여자 초청해 미니토크 등 진행
  • 입력 : 2017. 02.16(목) 13:42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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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원도심을 발로 누비며 기록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박경훈)은 이달 17일부터 28일까지 옛 제주대병원에 조성되는 '예술공간 이아' 개관을 앞두고 사전 프로젝트 마지막 단계인 '과정 보고전'을 연다.

제주문예재단은 지난해 12월말부터 제주시 원도심 일대 유휴 공간을 예술가와 지역 주민의 만남과 소통 지대인 '커뮤니티 룸'(제주시 관덕로 14)으로 개방해 '라이브쇼-개0예정 편'을 펼쳐왔다. 7팀의 참여 작가들은 사전 작가 워크숍, 작가별 지역 기반 리서치와 커뮤니티 프로그램, 중간보고 워크숍을 거치며 오늘날 제주시 원도심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더불어 그 속에서 출현하는 다양한 면면들을 살폈다.

일제강점기 자혜의원에서 옛 제주대병원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병원으로 사용되어 온 예술공간 이아 리모델링 현장을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있는 권혜원 작가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떤 공간으로 변화될지 모른 채 반복적 작업을 수행하는 건설 노동자들의 말, 노동 행위, 그로부터 발생하는 현장 사운드를 기록하는 동시에 병원과 관계된 여러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있다.

제주 출신의 최정수 작가와 제주 원도심 입주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조윤득 작가는 원도심의 장소적 가치를 보편적 기억이 아닌 개별자의 기억을 통해 들여다보는 미시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최 작가는 지역 주민들의 인터뷰를 연속적으로 반복하는 과정에서 점차 구체화되는 불완전한 기억 지도를 그려나감으로써 작은 단위의 역사를 채집하고 있고 조 작가는 신성여고 졸업생들을 불러 모아 원도심을 다시 탐사하고, 불현 듯 떠오르는 소소한 일상사를 수놓기와 도자 작업을 통해 표현해보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원호 작가는 제주시 원도심을 포함해 전 지역에서 행해지는 문화예술의 소비를 통한 도시 재생 사업의 가능성과 한계를 고찰하고 있다. 이 작가는 지역 전문가나 정책 관계자의 관점이 아닌,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상인들의 관점을 들어보며 인간 중심의 도시 재생이 무엇인지를 역으로 질문하고 있다.

제주도내외 작가들이 협업하는 옥인콜렉티브+박주애 작가는 원도심 곳곳을 무작위로 걸어 다니며 다수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통해 지역사와 현재적 상황을 추적하는 지역 탐사 프로그램 '워키토키 제주'를 지속해왔다.

제주 특유의 소재에 집중하는 세시간 여행사와 진나래 작가는 동문시장에서 판매되는 제주 전통음식 오메기 떡의 변이 과정과 원도심 가정집에서 볼 수 있는 제주 야자수의 귀화 과정이 제주의 도시화, 관광화와 어떤 연결 고리가 있는지를 추적하며 양자 사이에 내포된 긴장감에 주목했다. 이중 세시간 여행사는 동문시장 내 오메기 떡집 운영자와 전통 오메기떡 전문가, 지역 주민들과의 협업을 통해 생방송 푸드쇼 '오메기omg쇼(www.jejuomg.com)'를 선보이고 있고, 진나래 작가는 오늘날 제주 자연의 모습을 원도심 내외 건설 현장 리서치 과정에서 수집한 여러 재료들과 제주에 서식하는 다양한 식물 종들의 접붙이기를 통해 현대 문명 이후의 식물 랩을 소규모로 구축해보는 지역 연계 워크숍 '나투라 나투란스 Natura Naturans'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과정 보고전에는 참여 작가들이 여러 차례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며 채집한 원도심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 놓을 예정이다. 작가들은 프로젝트 기간 동안 만난 지역 주민 등을 초청해 수집한 과정들을 공유하고 후일담을 나눠보는 '미니 토크'를 세 차례에 걸쳐 마련한다.

첫날인 17일 오후 4시부터는 최정수 작가와 권혜원 작가에게 과거 제주 원도심의 생활사와 의료 변화사를 지속적으로 들려준 김순택 세종병원장과 함께 하는 '옛 다방식 커피 위티 파티', 인터뷰 과정에서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와 후일담을 들어보는 '미니 토크'가 마련된다. 이원호 작가는 하나로 단정 내리거나 정의할 수 없는 원도심의 장소성과 그 현재적 가치를 생각해보는 퍼포먼스 '소리굽쇠를 위한 조율'을 선보인다. 두번째 미니토크는 20일 오후 3시에 열린다. 문의 064)800-9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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