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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칼럼]원희룡 '불씨론'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17. 02.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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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불출마 선언은 자못 감동적이어야 제격이다. 오랫동안 키워 온 꿈을 접는 것이니 비장(悲壯)하기 마련이다. 또한 같은 정당의 동지를 위해서 자기 손해와 희생을 감수하는 것이니 숭고할 수밖에 없다. 불출마 선언에는 이러한 비장미와 숭고미가 배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감동이 생긴다. 그래야만 다음도 기약할 수 있다. 그게 불출마 선언을 통한 정치의 힘이다.

원희룡 지사가 서울 여의도까지 가서 19대 대통령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하고 제주로 돌아왔다. 제주를 보물섬으로 만들고자 현안 업무에 집중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대통령의 꿈보다 제주지사의 책무가 더 무겁다는 발언이다. 덧붙여 건강한 보수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경쟁자인 바른정당 동료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나름 대의명분을 갖춘, 감동의 여지가 있는 불출마 선언이었다.

하지만, 원 지사의 불출마 선언을 두고 이렇다 할 감동의 반응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의 진정성은 제쳐놓고라도, 1%대의 지지율이 낳은 결과라 아니 할 수 없다. 10% 이상의 지지율이었다면 정치미학의 극치를 볼 수 있었을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원 지사의 불출마 선언이 아주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감동에는 실패했으나, 그의 존재감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서울과 경기를 제외하고 단체장 중 대통령 후보로 꾸준하게 회자되는 사람은 원 지사가 유일하다. 국내 인구 1%의 정치변방인 제주도의 수장으로서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니다. 문제는 항상 거기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이번 불출마 선언 이후에도, 원 지사가 대권 주자로 계속 거론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는 물론이고 제주도민들에게도 원희룡의 정치적 자산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전국 수석'이라는 타이틀의 엘리트 지사 이미지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자칫 어른 되기를 두려워하는 '양철북 신드롬' 프레임에 그를 갇히게 할 위험이 크다. 국민과 도민들을 자상하게 살피면서 현실에 견고하게 맞서는, 50대 중반의 대권 주자 정치인에게 걸맞은 수식어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제주도는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테스트 밸리'로 위치가 지워져 있다. 모든 국가와 지역은 공간지리가 가져다주는 숙명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가 한때 그토록 원했던 국제자유도시와 특별자치도도 테스트 밸리여서 가능한 것들이었다. '제주도에서 성공하면 전국으로 이식하고, 실패하면 육지에서도 하지 말자'는 발상이었다. 원 지사가 1%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제주도가 성공하면 대한민국이 따라오게 되어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지사로서의 원 지사가 우선 할 일은, 그의 말대로 제주도를 보물섬으로 만드는 것이다. 원 지사가 이끄는 제주도에서 국가의 미래가 보일 때 대통령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여기에 더하여 최근 정치권에서 보여 주지 못한, 국민을 보살필 줄 아는 애민(愛民)의 리더십을 갖추어야 한다. 제주도 현안으로 닥친 제2공항 추진 문제가 이러한 차원에서 원 지사에게 이미 시험대가 되고 있다.

원희룡 불씨는 살아 있다. 화롯불 재 안에 담겨있는 불씨는 1%만으로도 언제든지 활활 타오를 수 있다. 아직 장작불을 모아놓은 화톳불처럼 세차게 타올라 본 적은 없으나, 오랫동안 1%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 원 지사의 힘이다. 하지만 1%대의 불씨는 찬 물방울 하나로도 쉽게 꺼질 수 있는 온기이기도 하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금, 원 지사는 그 불씨를 온전하게 보존할 수 있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그 남은 1%의 불씨를 전국으로 지펴가는 것도 전적으로 원 지사의 몫이다. <최낙진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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