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제주시 예술벼룩시장 운영 강윤희씨

[만나고 싶었습니다]제주시 예술벼룩시장 운영 강윤희씨
"벼룩시장은 보물 건지는 맛이 있죠"
  • 입력 : 2012. 08.03(금) 00:00
  • /이효형기자 h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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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벼륙시장'을 운영하는 강윤희씨. /사진=강희만기자

걸음 냄새나는 제주도가 좋아 정착
창작인 작품 모아 상설매장도 운영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각종 미술품과 수제 가구·장신구 등이 눈에 들어왔다. 가게 앞은 여러번 지나쳐봤지만 들어오기는 처음이었다.

이것 저것 신기하게 구경하는 기자를 가게 주인 강윤희(42)씨가 반갑게 맞아줬다. 강씨는 제주시에서는 유일한 정기적 민간 벼룩시장인 '예술벼룩시장'의 운영자다. 강씨는 예술벼룩시장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에서 쓰는 '구리반지'라는 닉네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예술벼룩시장은 지난 2010년 4월부터 매월 첫째주 토요일에 제주시 벤처마루 앞에서 진행되고 있다.

강 씨의 고향은 경남 진주다. 제주에 내려온지는 7년이 지났고 그 전에는 서울에서 10년간 미술기획과 잡지일을 했다고 한다.

"서울은 왠지 걸음 냄새가 나지 않는 것 같았어요. 보따리를 싸서 외국도 돌아다녀봤어요. 그렇게 여러 곳을 돌다 제주에 오게 됐는데 딱 좋은 거예요. 오름도 좋았고 걸음 냄새가 났어요." 강씨가 말했다.

예술벼룩시장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간단했다. '재미를 위해서'였다. 강씨는 "제주가 좋아 내려왔는데 심심한 거예요. 그래서 처음에는 친구 몇몇과 '예술품 벼룩시장을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죠"라고 전했다.

그러다가 한정된 시간에만 열리는 벼룩시장에서 상설매장을 생각해냈고 처음에는 제주시 인제아파트 주변에서 시작했다가 1년 반쯤 전부터 제주시청 인근 골목에 '인디언 토끼'라는 제주시 예술벼룩시장 상설매장을 열었다. 매장에서는 창작인들이나 벼룩시장에 올라왔던 작품을 모아 판매해 일정의 수수료를 뗀 나머지 금액을 제작자들에게 전해준다.

"2년 정도 되니 단골손님도 꽤 있어요. 초기에는 박금옥 선생님의 도움이 컸고 지금은 고정 멤버들이 있죠. 저도 제작을 하고 있고 이번 시즌에는 뭘 만들까 구상 중이에요. 하지만 잘 팔리지 않아 솔직히 면목이 없어요"라고 아쉬워했다.

강씨는 "타 지역에서는 관심을 갖고 오는 분들이 있어요. 얼마전에는 가수 이효리씨도 왔었어요. 하지만 제주에서는 아직 예술벼룩시장을 접해본 사람들이 적은지 관심이 낮아요. 6월 행사도 참가인원이 너무 적어 열지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행정 등에서는 음악은 예술로 보지만 미술품 판매는 예술이 아닌 상업으로 봐서 아쉬운 부분이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사람들이 벼룩시장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어요. 자기 집에 있던 오래된 물건들을 들거 나와 제주스러운 문화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죠. 벼룩시장은 보물을 건져내는 재미가 있거든요." 강씨가 웃으며 말했다.

8월 첫째주에는 예술벼룩시장이 열리지 않는다. 오는 18일에 '스테핑스톤 페스티벌'이 열리는 함덕해수욕장에서, 다음날 19일에는 월정리 '아일랜드 조르바 카페' 일대에서 음악인들과 함께 벼룩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특히 9월과 10월에는 '2012 제주 자청비데이 프린지 페스티벌'과 연계해 산지천변 주변에서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운영된다. 문의 724-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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