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3주년 특집]스물 셋 동갑내기의 '세상읽기'

[창간23주년 특집]스물 셋 동갑내기의 '세상읽기'
취업보다 진정 하고 싶은 것을 찾는 야무진 대학생들
  • 입력 : 2012. 04.22(일) 12:00
  • /이효형기자 hhlee@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섣부른 취업보다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한 가치라고 말하는 한라일보와 동갑내기인 스물세살의 대학생들. 그들의 꿈과 아픔, 사랑은 그 어떤 봄꽃보다 아름답고 생명력이 넘쳤다. /사진=강경민기자

○…한라일보가 올해로 스물 세 개의 나이테를 둘렀다. 인생에 비유하면 청년기를 보내는 셈이다. 창간을 맞아 23살 '동갑내기' 6명을 만났다. 사회를 향한 출발선에 서 있는 그들의 고민과 도전, 미래를 들어봤다.…○

4월, 봄꽃이 흩날리는 제주대 캠퍼스에서 고하늘, 이효민, 성완, 홍영진, 부경봉·유지호씨를 만났다. 이날 모인 학생의 절반이 졸업을 앞둔 터라 "취업 준비하느라 힘들겠다"는 인사를 건넸더니 고개를 절래절래 젓는다. 취업보단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게 우선이란다.

▶의외네요. 취업난이 심해서 요즘 대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취업 걱정을 하잖아요.

▷고하늘=전역 후 주변 친구들을 보니 다들 취업 준비에 정신이 없더라고요. 토익점수에 자격증, 봉사활동까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에 매진하는 모습이었어요.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마치 생각 없이 노는 사람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 속상하죠.

▷부경봉=요즘은 다들 스펙쌓기에 매달리잖아요. 남들과 차별성을 두는 방법은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게 아닐까요.

▷이효민=졸업반이지만 취업이 조급하진 않아요. 오히려 대학생활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고민하고 있죠. 1~3학년 때까지 학교와 아르바이트를 오가는 생활을 하다 최근에 아르바이트를 그만뒀어요. 온전히 저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요. 취업 준비보단 책도 읽고, 올레길도 걷고 싶어요.

▶대학생활 동안 꼭 해야는 일이 있다면.

▷홍영진=하고 싶은게 많아요. 그 중 하나가 바리스타예요. 커피의 향과 맛에 관심이 많아요. 우유로 거품을 내서 모양을 내는 라떼 아트도 인상적이었고. 제가 만든 커피를 마시는 기분은 어떨까요.

▷유지호=선후배 사이를 돈독히 하고 싶어요.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려면 선후배 간의 벽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길게 잡은 목표는 세계일주예요. 돈만 쓰고 오는 여행이 아니라 낯선 나라에서 짧은 기간이라도 일을 하며 지내보고 싶어요. 그래서 그 나라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방식을 느끼고 싶죠.

▷고하늘=연애를 하고 싶어요. 여자친구와 함께 벚꽃길만 걸어도 좋을 것 같아요.

▶스물 셋의 연애는?

▷성완=제 남자친구가 저보다 한 살 어린 '연하남'이에요. 요즘은 공부를 안 해도 죄책감이 안들 정도에요. 그만큼 좋아하니까. (웃음) 전 연애를 많이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김난도 교수의 저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보면 어장관리를 하지 말라고 해요. 고르고 줄 세우는 것은 상품이지 사랑이 아니라고요. 그렇지만 여러 사람을 만나보는 건 필요하다고 봐요. 많은 사람을 만나다보면 어떤 사람과 잘 맞는지 등 사람 보는 눈이 생길 것 같아요.

▶자신의 미래 모습은 어떨까요.

▷성완=똑같은 교과서를 가지고 가르쳐도 교사마다 교수법이 달라요.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선생님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어요. 능력 있는 교사가 돼학생들을 만나고 싶어요. 학생과 얘기할 때는 수평적으로 대하고 싶고요.

▷홍영진=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우리나라 밖에 있는 사람에게도 제 도움이 힘이 될 수 있었으면 해요.

▷이효민=저도 세계를 무대 삼아 일하고 싶어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이 좋거든요. 지구촌 곳곳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했으면 해요. 그러려면 외국어를 공부하는 게 우선이겠죠? (웃음)

▷부경봉=제 미래의 모습은 아버지를 닮았을 거 같아요. 어릴 때부터 매사에 열심히 사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많은 영향을 받았어요. 아버지처럼 사는 게 목표에요.

▶마지막 질문이네요. 지역언론에 바라는 게 있다면.

▷고하늘=지역언론이지만 제주지역 소식에 겉돌 때도 있다고 생각해요. 의제설정 기능을 강화해야한다고 봐요.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매력을 키워야는데 그런 부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면 해요.

▷이효민=사설이 사건 분석보다 주로 도덕적인 것을 주제로 다루는 것 같아요. 이슈가 되는 문제에 대한 사설이 보고 싶네요.

▷유지호=지역신문은 왠지 모르게 딱딱해 보여요. 높은 연령대의 독자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도 느끼고요. 젊은 층도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기사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젊은 사람들의 생각과 고민 등을 듣는 보도가 이어졌으면 해요.

/김지은·이효형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99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