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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혁의 건강&생활] 치매 치료의 새로운 영역, 디지털 치료제
박준혁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26. 09.23. 01:00:00
[한라일보] 알츠하이머병의 병리 과정에 직접 작용하는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약물치료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손상된 인지기능을 회복하고 일상생활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물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운동, 인지훈련, 인지자극, 회상치료, 음악치료 등 다양한 비약물치료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에는 여기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치료제가 새로운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단순한 건강관리 앱이나 게임 형태의 두뇌훈련과는 다르다. 소프트웨어 자체가 치료적 중재가 되고, 그 효과가 임상적으로 검증되어야 한다.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치매 환자에게 디지털 방식은, 가정에서도 지속적인 참여가 가능한 반복성과 개인화의 강점을 가지며 환자 수준에 맞춘 난이도 조절도 가능하다.

치매 예방과 치료에서 중요한 개념이 인지예비능 (Cognitive Reserve)이다. 뇌에 병리적 손상이 생기더라도 인지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뇌의 능력을 말한다. 교육 수준이 높고 평생 독서, 학습, 운동, 사회활동 등으로 뇌를 꾸준히 사용하는 사람은 인지예비능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나이가 들어서도 뇌를 계속 자극하는 생활이 중요하다. 이런 근거로 개발된 것이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의 '뇌똑똑'이다. 지역사회에 전문적인 치매예방 프로그램과 초기 치매환자를 위한 비약물치료가 부족했던 시기에, 문헌고찰과 전문가 세미나를 거쳐 지역의 문화와 환경을 반영한 인지자극 일일 학습지를 만들었다. 2017년부터 한라일보를 통해 매주 제공하면서 치매 고위험군과 경도인지장애, 초기 치매환자가 가족과 함께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광역치매센터에서는 기존 '뇌똑똑' 콘텐츠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뇌 자극 활동 앱을 개발하고 있다. 단순히 종이 학습지를 디지털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억력과 주의력, 언어능력, 문제해결능력 등을 다각도로 자극하는 동시에 사용자의 수행 수준에 맞춰 난이도를 조절한다. 또한, 기록된 수행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와 가족, 의료진이 인지기능의 변화 과정을 함께 살피며 맞춤형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향후 임상적 효과를 검증하여 지역사회에서 널리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인지중재, 나아가 디지털 치료제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디지털 치료제의 핵심은 환자가 스스로 뇌를 꾸준히 자극하고, 가족과 함께 치료에 참여하면서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능력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도록 돕는 데 있다. 매일 기억하고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인지활동을 지속하면 뇌를 능동적으로 사용하는 생활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매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지만, 인지기능과 일상생활 능력의 저하를 늦추고 환자가 가족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오래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것, 이것이 우리가 개발하고자 하는 디지털 치료제 '뇌똑똑'의 가장 중요한 목표다. <박준혁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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