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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희의 한라시론] 노인들의 일상을 지키는 전문인력, 요양보호사
김재희 hl@ihalla.com 기자
입력 : 2026. 08.27. 02:00:00
[한라일보] 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작한 영상이 있다. 배우 오나라가 출연해 "아줌마 No! 요양보호사!"라는 구호로 요양보호사가 국가자격을 갖춘 전문인력임을 알렸다. 이 영상은 현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요양보호사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넓혔다. 이후 요양보호사들로부터 과거보다 자신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읍면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돌봄 서비스 인식에 관한 면접조사를 진행하면서 요양보호사를 집에 오는 도우미라고 부르는 어르신들을 만났고, 이러한 인식을 바꾸려면 여전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올해 고령사회연구센터에서는 '제주 장기요양요원 처우개선을 위한 실태조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설문조사와 면접조사를 통해 요양보호사들이 서비스 이용자와 보호자로부터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확인했다. 요양보호사가 되려면 이론·실기·현장실습으로 구성된 320시간의 표준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이처럼 국가자격을 취득한 전문인력이지만, 현장에서는 요양보호사를 단순히 집안의 궂은일을 대신하는 사람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업무 범위를 벗어난 요구를 받거나, 무시하는 말과 행동을 겪고, 언어적·신체적 폭력에 노출되기도 한다.

요양보호사는 단순한 가사 지원자가 아니다. 어르신의 이동·식사·위생·배설 등 일상생활을 지원하고, 건강과 생활의 작은 변화와 위험 신호를 가장 가까이에서 살피는 전문인력이다. 때로는 말벗이 돼 외로움을 덜어주고, 어르신과 깊은 신뢰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한 사람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데에는 전문 지식, 숙련된 기술, 세심한 관찰과 책임감이 필요하다. 가족이 곁을 지킬 수 없는 시간에도 요양보호사는 어르신의 하루를 돌보며, 때로는 한 사람의 마지막 여정까지 함께한다. 돌봄은 인간의 존엄한 삶을 지탱하고 일상을 보호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사회적 책임이다. 그렇기에 요양보호사를 귀하게 여기고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요양보호사에 대한 존중은 감사의 말을 넘어 실질적인 처우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몸이 아파도 "어르신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서" 쉴 수 없다는 요양보호사가 있다. 이 짧은 말에는 어르신을 향한 깊은 책임감과 아파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하는 노동의 현실이 함께 담겨 있다. 이러한 헌신을 미담으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요양보호사가 아플 때 쉴 수 있고, 일한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요양보호사의 권리를 보장하고 돌봄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는 일은 지금 돌봄을 받는 어르신의 삶을 지키는 일이자, 훗날 돌봄이 필요할 우리 모두에게 더 나은 돌봄을 보장하는 길이다.

요양보호사가 존중받는 제주가 곧 누구나 안심하고 나이 들 수 있는 제주일 것이다. 오늘도 묵묵히 어르신 곁에서 일상을 돌보는 요양보호사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와 존중의 마음을 보낸다. <김재희 제주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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