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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157) 갑상선암
갑상선암, 조용히 찾아오는 암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입력 : 2025. 11.14. 01:00:00
젊은 연령층에도 흔히 발견
무증상 잦아 조기 진단 핵심
진단 늦어지면 합병증 위험
로봇 이용해 흉터 없이 수술


[한라일보]갑상선암은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진단되는 암 가운데 하나로, 여성에서는 1위와 2위를 오가고 있다. 30~50대 젊은 연령층에서도 흔히 발견되며, 가족력이나 자각 증상 없이도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질병이다. 특히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정기검진 중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겉으로 만져지지 않고, 통증이나 기능 이상도 없어 '조용한 암'으로 불린다.

이번 주 제주인의 건강다이어리에서는 외과 곽홍기 교수의 도움을 받아 갑상선암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l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


갑상선암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지만, 진단이 늦어질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암이 커지면 주변 조직을 침범해 성대마비를 유발하는 후두신경, 기도, 식도 등으로 퍼질 수 있다. 이 경우 목소리가 영구적으로 변하거나 호흡, 식사가 어려워지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수술 범위도 넓어지고 수술 후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이유로 갑상선암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l 흉터 없는 수술, 로봇 갑상선 절제술


갑상선암 치료의 핵심은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수술 이후 목 앞쪽에 남는 4~6㎝가량의 절개 흉터는 많은 환자에게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정면에서 보이는 부위에 남는 흉터는 환자의 자존감이나 사회적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도입된 방법이 로봇을 이용한 겨드랑이 접근 갑상선 절제술이다. 이 수술은 목을 직접 절개하지 않고, 겨드랑이 아래로 접근해 '다빈치 로봇'을 이용해 갑상선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수술 부위는 팔을 내린 상태에서는 가려지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외부에 노출되는 흉터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갑상선 절제에 활용되는 로봇 수술은 대표적으로 세 가지 방식이 있다. 구강을 통한 접근법, 유륜하 겨드랑이 접근법(BABA), 겨드랑이를 절개하는 방법 등이 있으며, 이 세 가지가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다.

그중에서도 겨드랑이 단독 접근법(Transaxillary Approach, TA)은 현재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식으로, 술기적 안정성은 물론 환자 만족도 측면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TA 방식은 겨드랑이 부위를 통해 직접 접근하는 방법으로, 수술 시야가 넓고 갑상선 주변 신경과 혈관을 정교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다빈치 로봇을 이용하면 10배 이상 확대된 3차원 영상과 자유롭게 회전하는 로봇팔을 통해 매우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목소리 신경, 부갑상선 등 손상되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물들을 안전하게 보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수술 후 통증이나 회복 속도도 기존 수술과 비슷하거나, 일부 환자에게는 더 빠를 수 있다.



l 로봇수술, 누구에게 적합한가


겨드랑이 접근 로봇수술은 특히 20~50대 젊은 환자나 사회 활동이 많은 직업군, 외모에 대한 고민이 많은 환자에게 적합하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종양의 크기, 위치, 림프절 전이 여부, 기존 치료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응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암 치료는 단순히 생존을 넘어서, 환자의 자존감과 일상의 회복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수술 흉터로 인해 치료 결정을 망설이고 있다면 로봇수술을 하나의 선택지로 고려해볼 만하다.

로봇수술이 궁금하거나 본인의 상태에 적합한 치료인지 알고 싶다면 제주대학교병원 외과에 방문해 전문 의료진과 상담해보기를 권한다.

<곽홍기 제주대병원 외과 교수>





[건강Tip] 천고바미의 계절, 과식 위험을 줄이는 식습관 전략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긴 여름이 지나가고, '천고마비(天高馬肥)' 계절 가을이 왔다. 높고 푸른 하늘 아래 풍성한 수확물이 넘쳐나고, 선선해진 날씨 덕분에 몸과 마음도 활력을 되찾는 시기이다. 하지만 제철 과일과 각종 명절 음식, 외식 모임이 이어지다 보면 어느새 체중계 숫자가 올라가 있다. 가을철 우리 몸의 생리적 변화를 이해하고, 과식 위험을 줄이는 식사 전략을 알아보자.

사실 가을철 식욕 증가는 생체 시계와 호르몬 변화가 함께 작용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낮이 짧아지며 일조량이 줄면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의 분비가 감소한다. 세로토닌은 기분과 수면, 식욕 조절에 관여하는데, 그 수치가 낮아지면 기분을 끌어올리기 위해 탄수화물을 찾게 된다. 또한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 유지를 위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며,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게 된다. 즉, 가을철 식욕 증가는 단순한 유혹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렇다고 식욕을 억지로 참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건강한 식습관 전략으로 포만감을 높이고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려면 단백질과 식이섬유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단백질은 소화 시간이 길어 포만감을 지속시켜 주며, 근육량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살코기, 생선, 두부, 콩, 달걀 등 단백질 급원 식품을 매끼 포함하도록 하자. 채소, 해조류, 버섯, 통곡물 등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수분을 흡수해 부피를 늘려 포만감을 높여주고,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만들어 과식을 예방한다.

식사 순서를 조절하는 '거꾸로 식사법'도 효과적이다. 샐러드나 나물처럼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으로 먼저 위를 채우고, 다음으로 단백질 반찬을, 마지막으로 밥이나 면 같은 탄수화물을 소량 섭취한다. 이 순서로 식사하면 혈당 스파이크를 막고, 자연스럽게 탄수화물 섭취량이 줄어 과식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한편, 우리 몸의 포만감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렙틴은 식사 시작 후 약 20분이 지나야 분비된다. 식사를 너무 빨리하면 렙틴이 제때 작용하지 않아 과식하기 쉬우므로, 천천히 씹고 20분 이상 여유 있게 식사하는 습관을 들이자.

가을 제철 간식인 밤, 고구마, 감 등은 맛과 영양이 뛰어나지만, 주성분이 탄수화물이므로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고구마는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하지만, 조리법에 따라 혈당이 높아질 수 있어 군고구마보다는 찌거나 삶아 먹는 것이 좋다. 하루 0.5~1개(약 70-140g) 정도를 간식으로, 우유나 치즈 등 단백질과 함께 섭취하면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밤은 하루 5~6알 정도로 양을 조절해야 하며, 당도가 높은 홍시는 작은 크기로 하루 1개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처럼 가을 간식은 식사 직후보다는 식사 사이 공복감이 느껴질 때 소량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주식(밥) 대신 간식을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을철 건강관리는 '굶기'가 아닌 '채우기'에서 시작하자. 필수 영양소를 고루 갖춘 식단과 현명한 식습관으로 식욕을 다스린다면, 풍성한 가을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영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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