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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암 종괴의 모습으로 폐암의 육안 소견에 해당함. 제주대학교병원 제공 폐, 손상되면 회복 어려운 장기… 금연 2주부터 폐기능 회복 ‘금연’ 혼자만의 의지로는 도달 어려워 전문적인 도움 중요 [한라일보] 보건의료계와 관련된 기념일은 많다. '보건의 날'이나 '결핵 예방의 날'과 같은 법정 기념일도 있지만 협회나 학회가 정한 기념일도 있는데 아쉽게도 이러한 기념일들은 공휴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1월 17일은 '세계 폐암의 날'로, 폐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폐암 환자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 흉부외과의사협회가 제정한 날이다. 우리 몸의 어느 한 부분도 중요하지 않은 곳은 없겠지만, 생명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장기인 '폐'의 건강을 지키는 데 있어 가장 큰 위협 요소인 흡연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치명적인 질환인 폐암에 대해 제주대학교병원 심장혈관 흉부외과 장지원 교수의 도움을 받아 알아본다. ![]() 장지원 제주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산소가 공급돼야 하는데, 이는 코를 통해 들이마신 공기가 기관지를 지나 '폐포'라는 곳에 도달해 산소가 혈액을 통해 온몸 구석구석으로 운반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폐포는 일명 '허파 꽈리'라고도 불리며 마치 포도송이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이 이뤄지며, 폐 기능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사람은 출생과 동시에 울음을 터뜨리며 첫 호흡을 시작하고, 생명이 다할 때까지 끊임없이 호흡을 이어간다. 폐는 태아기부터 거의 완성된 형태이며, 출생 후에도 폐포의 크기만 조금씩 자랄 뿐이다. 즉, 폐는 사람의 외형적 성장보다 훨씬 빠르게 성숙하는 장기이다. 이렇듯 폐는 일찍 발달하지만, 한 번 중대한 손상을 입게 된다면 회복이 매우 어려운 장기이다. 폐를 절제하더라도 새로운 폐가 자라나는 것이 아니며, 손상을 받거나 잘라낸 후 남아 있는 폐가 비교적 건강하다면, 어느 정도 남은 폐가 보충 역할을 해줄 뿐이다. 결국 폐 건강은 미리부터 잘 지켜야 하며, 손상된 후 회복하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 폐암 종괴의 모습 흡연이 폐암의 원인이라는 사실은, 데이터나 논문이 아니더라도, 진료 현장에서 충분히 체감할 수 있다. 물론 비흡연자에게도 폐암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폐암의 원인과 특징을 규명해 치료에 적용하는 것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중요한 의학적 과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도 수술을 앞두고 병원을 찾는 폐암 환자들의 대부분은 현재 흡연 중이거나 과거에 오랜 기간 흡연을 해온 경우가 많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비교적 초기에 발견해 수술이 가능한 시기에 내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흡연으로 인해 폐기능이 저하돼 수술이 어렵거나, 심혈관 질환 등으로 인해 수술에 상당한 위험 부담을 짊어지고 있거나, 수술이 어려운 상황까지도 있다는 점이다. 현재 폐암 환자 중 실제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전체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즉, 흡연은 폐암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치료의 기회마저 앗아가는 이중적인 해악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환자와 의사에게 모두 족쇄처럼 느껴진다. ▶금연, 폐를 살리고 삶을 바꾸는 선택=담배의 니코틴은 금연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신체적 의존을 유발해 흡연자로 하여금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담배를 찾게 하거나, 금연을 시도할 때 불안·우울·집중력 저하 등의 금단 증상을 겪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행동적 의존과 정신·심리적 의존까지 유발해 흡연을 지속하게 한다. 특정 환경이나 상황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우게 되거나, 스스로 흡연의 이유를 만들어 흡연을 합리화하는 행동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금연은 이러한 여러 형태의 의존을 모두 극복해야만 성공할 수 있기에, 흡연자의 의지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병·의원의 금연클리닉이나 금연상담전화 등 전문적인 도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일단 흡연을 중단하면 20분 이내에 혈압과 맥박이 감소하고, 2주 금연 시 폐 기능이 호전되기 시작한다. 한달 이상 금연이 유지되면 가래나 숨이 찬 증상이 완화되며, 장기적으로는 각종 심혈관 질환과 암 발생 위험이 점차 감소한다. 금연은 단순한 예방의 차원을 넘어, 산책이나 운동을 할 때 몸의 변화를 직접 느끼고 그 기쁨을 경험할 수 있는 과정이다. 오직 금연을 실천한 사람만이 내 몸이 달라지고 있다는 변화를 누릴 수 있다. 미국에서 왜 흉부외과 의사들이 세계 폐암의 날 제정에 앞장섰을까? 그 이유는 아마도 폐암의 현실을 가장 가까이에서 직접 마주하는 의사들이기 때문이어서가 아닐까 추측해 보게 된다. 담배를 멀리하고, 하루라도 빨리 금연을 실천하는 것만이 진정으로 '살아 숨 쉬는 권리'를 지키는 길이다. <장지원 제주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건강Tip] 가을이 전하는 선물, 알밤 가을이 깊어지면 어릴 적 풍경이 문득 떠오른다. 예전에는 동네 뒷산이나 길가에서도 밤나무를 흔히 볼 수 있고, 시장과 마트에도 알밤이 쌓여 있곤 했다. 부모님과 함께 산책하다 발에 차이는 밤송이를 주워 까먹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하지만 요즘은 예전처럼 시중에서 밤을 흔히 보기 어렵다. 도시 개발로 산과 들이 줄고, 재배 농가도 감소했다. 여기에 값싸고 다양한 수입 견과류가 대중화되면서 '가을 밤'은 점점 귀한 계절 손님이 돼가고 있다. 밤은 담백하면서도 은은한 단맛 덕분에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가을 먹거리다. 100g에 약 150kcal 정도의 열량을 내며 대부분이 탄수화물로 구성돼 든든한 에너지원이 된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주고 장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비타민 C 함량이 높아 환절기 면역력 유지에 좋다. 보통 비타민 C는 열에 약해 조리 과정에서 손실되지만, 밤 속에 풍부한 전분이 완충 역할을 하여 삶거나 구워도 비교적 잘 보존된다. 또한 칼륨과 구리 등 무기질이 들어 있어 혈압 조절과 혈관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다만 당분이 많아 한 번에 많이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오를 수 있으므로 성인은 하루 3~4알, 즉 약 100g 정도가 적당하다. 알밤을 고를 때는 껍질이 매끈하고 윤기가 돌며 손에 들었을 때 묵직한 것이 좋다. 검은 반점이나 곰팡이가 없는지 확인하고,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단단해야 알이 꽉 차 있다. 보관은 껍질째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두는 것이 기본이다. 오래 두려면 껍질을 벗겨 냉동 보관하는 것도 방법인데, 이때는 해동 후 바로 조리해야 맛과 식감이 살아난다. 밤은 간단한 간식으로도 훌륭하다. 삶아 으깬 밤에 설탕과 소금을 조금 넣고, 불린 한천을 끓여 섞은 뒤 틀에 부어 굳히면 달콤한 밤양갱이 완성된다. 팥앙금과 섞거나 통밤을 넣으면 풍미가 더 깊어진다. 데운 우유에 삶아 으깬 밤과 꿀을 넣고 곱게 갈면 든든한 밤라떼가 된다. 여기에 계피 가루를 살짝 뿌리면 향이 더욱 살아난다. 껍질을 벗긴 생밤을 데친 뒤 간장, 설탕, 꿀을 넣고 약한 불에서 조리면 윤기 흐르는 밤조림이 되는데, 밥반찬이나 차와 곁들이기에도 잘 어울린다. 밤은 그 자체로도 맛있지만, 이렇게 다양한 간식으로 변신하면 가을의 풍미를 더 오래 즐길 수 있다.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밤양갱을 맛보거나, 부드러운 밤라떼 한 잔을 곁들이면 계절의 여유가 한층 가까워진다. 점점 보기 힘들어지는 알밤이지만, 올가을에는 건강하고 달콤한 한 입으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보는 건 어떨까. <제주대학교병원 영양팀>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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