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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석의 문화광장] 제주를 더 사랑하게 만드는 촉매제 ‘캐릭터’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입력 : 2025. 09.23. 01:30:00
[한라일보] 지난 7월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의 '제주 관광시장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1월부터 5월까지 제주를 방문한 방문객수는 2024년 565만3747명에서 9.0% 감소한 총 514만2570이다. 이중 내국인 수는 435만5689명으로 전년 대비 -11.6%로 감소했으며, 외국인 수는 78만6881명으로 전년 대비 14.6% 증가했다. 데이터가 모든것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분명 제주를 방문하는 내국인 수는 계속해서 줄고 있다.

그동안 제주를 찾았던 방문객들이 어디로 가고 있을까? '한국관광데이터랩' 발표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한 나라는 일본으로 546만1958명이 방문했고, 베트남이 252만5043명이었다. 한국 관광객이 제주도 대신 일본이나 베트남으로 향하는 것은 제주도의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제주가 획일적 관광 콘텐츠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내 최고 관광지'라는 제주의 입지는 계속해서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 사례로, 일본 관광지 중에 구마모토현은 2010년 이전에는 규슈 지방의 다른 대도시에 비해 인지도가 낮아 관광산업이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었다. 신칸센이 새로 개통되면서 지나가는 역으로의 인식을 두려워한 구마모토는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끌고 머물게 할 방법으로 '구마몬'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 아이디어는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2011년 이후 매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구마모토를 방문하고 있고, 2024년에만 630만5000여 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구마모토는 활화산인 아소산, 구마모토성, 온천, 지역특산물 등 전통적 관광자원에 구마몬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로 관광객들과의 친밀도를 높여 일본 내에서도 인기 있는 관광지로 인정받고 있고 지역경제 발전에 공헌했다.

구마몬 성공 사례를 제주도에 적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귀여운 캐릭터를 만드는 것을 넘어, '무엇을', '왜',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한다. 제주도만의 독창적인 정체성을 어떻게 트렌디한 디자인과 지속적인 마케팅으로 풀어낼 것인가이다. 제주의 가치를 담은 캐릭터와 스토리에 정말로 사고 싶게 만드는 디자인이라면, 제주는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로 새로운 관광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다. 이러한 관광 상품들은 개발하는 것 못지않게 어떻게 관리하며 키워갈 것인가도 매우 중요하다. 제주도에는 이미 많은 캐릭터들이 만들어졌었지만, 전략적·지속적 관리의 부재로 제주를 대표할 만한 캐릭터로 성장하지 못했다.

이제 제주는 '아름다운 섬'이라는 자연적 가치에 머무르지 않고,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야기'를 디자인해야 한다. 구마모토의 구마몬이 그랬듯, 제주를 더 깊이 사랑하게 만드는 캐릭터는 단순한 마스코트를 넘어, 제주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관광의 미래를 여는 강력한 촉매제가 될 것이다. <현창석 브랜드101 대표이사·브랜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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