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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봄부담 더는 지원 절실 체험놀이시설 등 확대돼야 [한라일보] 0.83명. 2024년 제주특별자치도의 성적표다. 우리는 매년 통계청이 발표하는 합계출산율을 마치 성적표처럼 여기고, 그 결과에 따라 지역별 희비가 엇갈린다. 지난해 전국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전년(0.72명) 대비 소폭 상승하며 2015년 이후 9년 만에 반등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와 달리 제주지역은 출산율이 전년보다 더 낮아지며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저출생 위기가 제주에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저출생은 단순한 통계로 끝나지 않는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줄어드는 것처럼 우리의 미래와 희망도 점점 흐려지고 있다. 인구 불균형은 노동력 부족과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는 세수 기반의 약화와 지역 공동체의 붕괴를 초래한다. 농어촌과 도시 지역이 공존하는 제주는 청년 인구 유출까지 겹치며 지역 소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출산율은 사회적 조건과 정책의 결과물이기에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일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제주가 나아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바로 '아이 키우기 좋은 제주'를 만드는 것이다. 단순한 출산 장려를 넘어서 부모와 아이가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생활환경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육과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돌봄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놀이 환경이다. 놀이는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아이의 신체·정서 발달을 위한 핵심 요소다. 그러나 기후 변화와 안전 문제, 공간 부족 등으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은 줄어들고 있다. 지금까지 도내에는 6개의 유아숲체험원이 운영됐고, 최근 사라봉 유아숲체험원이 문을 열면서 총 7개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만 3만3656명이 이용했다는 사실은 제주 아이들과 부모들이 자연친화적 놀이를 얼마나 갈망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숲체험원은 단순한 시설이 아니다. 자연 속에서 감각을 깨우고 사회성을 배우는 교육의 장이자, 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돌봄 공간이다. 이런 시설은 더욱 확대돼야 한다. 놀이터와 체험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공동체적 유대를 형성하는 장소이자 아이들이 사회적 기술을 익히는 중요한 무대다. 따라서 안전하고 창의적인 놀이시설 확대, 생활권 내 접근성 높은 놀이터 확보, 숲·바다·오름을 활용한 체험공간 조성은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니라 저출생 해법의 핵심 전략이다.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고유한 문화 자산을 지닌 지역이다. 이 장점을 살려 아이와 가족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든다면 출산율 반등은 결코 불가능한 과제가 아니다. 저출생을 숫자로만 보지 말고 아이 한 명 한 명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진정한 성적표는 숫자가 아닌 '아이 키우기 좋은 제주'라는 결과일 것이다. <박두화 제주도의회 의원>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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