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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전 제주시 연동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쓰고 있다. 강희만 기자 [한라일보] 땡볕더위 속에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양산’을 찾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22일 제주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제주시는 일 최고기온이 34.7℃까지 치솟는 등 올 들어 가장 더운 하루였다. 이같은 무더위 속 이날 오전 제주시청 인근에서는 형형색색의 양산을 쓴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젊은 남성들의 양산 착용이 눈에 띠었다. 남성들은 대체로 연령에 관계 없이 어두운 계열의 단색 양산을 쓰고 있었다. 이날 만난 김모(24·남)씨는 검정색 양산을 들고 햇빛을 피하고 있었다. 김씨는 “햇볕이 너무 뜨겁고 날씨가 예측이 안돼서 작년부터 우산을 양산으로 쓰고 있다”며 “남들 시선은 원래 개의치 않는 편이라서 신경 쓰지 않고 양산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전모(43·남)씨도 찌는 듯한 더위에 지난해부터 양산을 들기 시작했다. 전씨는 “주변 남성들도 종종 쓰고, 부모님께서도 쓰라고 권하셔서 우양산(우산+양산)을 마련했다”며 “양산을 쓰면 확실히 더운 게 덜하고, 옛날에 남자가 양산을 쓰면 이상해보였을지 몰라도 나이 들면 그런 건 신경 안 쓰인다”고 했다. 이처럼 양산이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 됐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2021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양산’의 정의(주로, 여자들이 볕을 가리기 위하여 쓰는 우산 모양의 큰 물건)에서 ‘주로, 여자들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남자가 양산을 펴면 주변 사람들이 욕하기는커녕 부러워한다’, ‘양산은 생존템이다’, ‘남성이 쓸 만한 양산을 추천해달라’는 등의 게시물이 연일 올라온다. ![]() 22일 오전 제주시 연동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쓰고 있다. 강희만 기자 체감온도를 낮춰주는 양산이 ‘생존필수템’으로 자리잡으면서 수요도 높아졌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우양산’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 특히 남성 검색량은 90% 늘었다. 제주시의 한 잡화점 직원 이모(40대·여)씨는 “요새는 젊은 남자분들이 눈에 띠게 양산을 많이 찾는다”며 “양산 찾으시는 분들은 매일 많고, 물량은 모자라서 겨우 적은 수량이라도 가게에 진열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에서는 무더위 속 무료로 양산을 사용할 수 있는 ‘양산대여소’가 마련돼 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안심양산사업’을 추진하면서 양산대여소를 제주시 27곳, 서귀포시 19곳 설치했다. 각 읍면동 주민센터와 시청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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