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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멈춰 세운 범인 정체 못 밝힌 채 수사 종결
경찰, 한 달 넘게 CCTV 분석했지만 유의미한 단서 못 찾아
드론 탐지레이더 시범운영 단계… 오작동 가능성 배제 못해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3. 05.23. 13:55:09
[한라일보] 국가중요시설 최고 등급인 제주국제공항을 멈춰세운 비행물체가 새인지, 드론인지 밝히지 못한 채 수사가 마무리 된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제주공항에 정체불명의 비행물체가 날아들어 항공기 이착륙이 일시 중단된 사건에 대해 한달 넘게 수사를 벌였지만 해당 물체를 특정할 수 없어 다음주 사건을 불입건 종결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17일 오후 2시 21분쯤 드론 비행금지구역인 제주공항 상공에 드론으로 추정되는 비행물체가 나타나 15분간 항공기 이·착륙이 일시 중단됐다.

당시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이 시범 운영 중인 '도심형 드론탐지 레이더'가 제주공항 제2검문소 서쪽 상공에서 비행물체를 처음 감지했으며, 이후 제주하수처리장 쪽에서 마지막으로 항적을 확인한 뒤 신호가 사라졌다. 이 레이더는 공항 경계로부터 2.5㎞ 떨어진 드론까지 탐지할 수 있으며 신호 파형을 분석해 드론과 조류를 식별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레이더는 안정화 단계가 아니어서 드론이 아닌 몸집이 큰 새에 반응하는 등 오작동했을 가능성도 있다.

제주공항 측도 "드론탐지 레이더 신호로서 정체불명 비행물체의 공항 침입 사실을 인지했을 뿐, 눈으로 확인한 것이 아니다보니 해당 물체가 몸집이 큰 새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었다.

제주공항 측으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은 정체불명의 비행 물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20일부터 한달 넘게 공항 주변 CC(폐쇄회로)TV 10대에서 영상을 확보해 분석했다.

그러나 경찰은 CCTV 영상에서 드론이나 드론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간간이 까마귀와 같은 세 때가 확인되긴 했지만, 이 새들이 드론 탐지레이더에 감지된 개체라고 단정할 수 없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유의미한 증거를 찾을 수 없어 이번 수사를 종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24일 제주시 도두동 한 주차장에서 60대 관광객이 날린 미승인 드론이 2주 뒤인 지난 3월 13일 제주공항 국내선 여객터미널 옥상에서 뒤늦게 발견된 데 이어, 지난달 드론 추정 물체로 항공기 운항에 차질 빚는 일까지 발생하자 공항공사는 지난 11일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시작으로 항공 보안 혁신강화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항공안전법에 따라 공항 중심 반경 9.3㎞ 이내에서 드론을 비행하려면 항공청 승인을 얻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적발 횟수에 따라 최대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관제권 내에서 허가 없이 드론을 비행해 항공기를 회항하게 하는 등 공항 운영에 지장을 주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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