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오피니언
[이길수의 건강&생활] 투석혈관 관리 어떻게 하세요?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입력 : 2023. 03.15. 00:00:00
[한라일보] 지난해 말기 신부전 환자가 9년 동안 120% 증가했고 연 진료비가 2조 1647억원가량 된다는 보고가 지면에 게시됐다.

혈액투석을 받으시는 가족을 둔 보호자라면 누구나 공감하시겠지만 환자를 수년, 수십 년씩 케어 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지면을 빌어 그렇게 고생하시는 환자와 보호자분들께 격려와 감사를 드리고 싶다.

하지만 아직도 투석이 아닌 투석혈관과 관련된 관리법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이 칼럼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첫째, 투석 혈관은 투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혈관이기 때문에 반복적인 청소와 관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인조혈관의 경우 약 5년, 자가혈관의 경우 약 7년 정도의 평균수명을 가지고 있는데 중간에 좁아지거나 혈전으로 막히는 경우 급히 넓히거나 혈전을 제거하는 시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상당수 환자는 이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투석 중 변화를 경험한다. 예를 들면 투석혈류가 줄어들거나, 투석로 부위 압력이 증가해 지혈이 안 되거나 혈류가 지나가는 소리가 약화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럴 때는 얼른 병원을 찾아서 초음파 등을 이용해 문제여부를 파악해야 한다.

둘째, 작년에 개정된 투석로 관련 치료지침은 과거와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는 의사 단독 결정에 의해 수술 방법 등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환자와 가족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라이프플랜을 수립한 다음 체계적으로 접근하자는 논지가 강하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것인데 일반적으로 투석로 수술이나 치료법은 각각의 환자에게 그 결과가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옳거나 무조건 틀린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셋째, 가족의 정신적 지지가 필요하다. 투석을 받으시는 분들은 장기간 반복적인 병원 방문이 필요하고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를테면 2~3일 이상의 여행도 쉽지 않고 투석 직후 느끼는 쇠약 증상도 매우 큰 괴로움이다. 이 때문에 정서적으로 외롭고 위축돼 있으며 삶에 대한 애착이 많이 줄어든 상태일 것이다. 이럴 때 가족의 사랑과 지지는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특히나 제주도처럼 자제분들이 육지에 많이 흩어져 있는 경우 부모님이 느끼는 허전함은 더욱 깊어진다.

넷째, 투석혈관은 언제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진과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단지 수술이나 시술 방법은 동일하거나 비슷한 방편들에 불과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들어주고 환경을 이해하면서 이루어지는 선택지들을 고려해 치료방침을 결정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물러나는 만큼 투석을 받으시는 우리 도민들의 근심도 사라지길 기대한다.<이길수 수흉부외과 원장>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