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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수의 목요담론]굿바이 코로나, 어게인 순망치한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입력 : 2023. 03.02. 00:00:00
[한라일보] 지난 3년간 코로나는 우리 생활에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소통과 일하는 방식이 비대면으로 바뀐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편 잃어버린 것도 많은데 그중 하나가 바로 사람과의 유대관계이다. 때문에 예전과 달리 최근 인간관계가 소홀해졌다는 소리가 부쩍 많이 들린다. 행동과 표정을 통한 감정의 교류를 어찌 전화나 SNS로 대신할 수 있단 말인가?

과거 삼성경제연구소에서 CEO 413명을 대상으로 '나를 키운 고사성어가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를 했는데 1위로 순망치한(脣亡齒寒)이 선정됐다고 한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다'는 고사성어의 뜻처럼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던 큰 힘은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있는 소중한 인연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의미이다.

이제 코로나가 끝을 보이는 이 시기에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일까? 그것은 과거처럼 서로가 인간답고 따뜻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좋은 관계를 회복시키는 일이라고 본다. 그 일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필자 나름대로 몇 가지 방향을 생각해 보았다.

첫째, 하버드대 연구결과에 의하면 인간의 수명은 곁에서 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의 수에 비례한다고 한다. 친분을 쌓는 일이 곧 내가 장수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인연을 만들어 보자.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라는 옛말이 있듯이 내 주변의 사람들부터 자주 만나고 소통하다 보면 어느새 인연들이 풍성해질 것이다.

둘째, 내가 가진 주소록을 새롭게 정리하자. 그동안 SNS로 소통했던 관계는 느슨한 관계가 많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정리할 기준을 세워서 나를 중심으로 확실한 인맥지도를 만들면 좋을 것이다. 최근 MZ세대들의 '인맥 다이어트'경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셋째, 촘촘하고 밀접한 인간관계를 통해 깊이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이 바람직하다. 3년간 소원했던 만남을 재건하고 지속적으로 인연을 가지려면 정성을 들여야 한다. 레이먼드 조는 '관계의 힘'에서 '관계란 자신이 한 만큼 돌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주저하지 말고 전화를 자주 하자' 뜻의 '주전자'라는 건배사처럼, 먼저 관심을 가져주고 먼저 연락하고 다가가 보자.

넷째, 지속가능한 인연을 맺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신뢰가 중요하다. 인생이란 여행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동반자다. 험난한 산맥을 넘어야 할 때 동행하는 사람이 있으면 큰 힘이 되지만, 믿고 같이 갈 사람이 없다면 위기의 순간이 닥칠 때마다 모두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인생의 성공과 행복은 결국 누구와 함께 가느냐에 달려있음을 기억하고 절대적인 신뢰를 쌓아가자.

호모 모투스라는 라틴어는 움직이는 인간을 뜻한다. 코로나시대 3년간 제한됐던 문화, 운동, 여행 등 여가 활동뿐만 아니라 SNS로 소통하던 방식을 벗어던지고 다시 한번 순망치한의 인연을 적극 만들어 가는 호모 모투스가 되어보자.<오경수 제주미래가치포럼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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