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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로의 백록담] 상반기 정기인사 무엇을 보여 줬나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입력 : 2023. 01.16. 00:00:00
[한라일보] 민선 8기 오영훈 제주도정의 첫 조직개편에 따른 2023년 상반기 정기인사가 13일 예고됐다.

승진자 136명을 포함해 부서 전보와 직제개편 등을 감안하면 총 1017명 규모로 대규모 인사 단행이다.

제주도는 도민을 위해 일하는 도정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하고 변화와 혁신동력을 확보하는데 인사의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사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그런 고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국장급 54%, 과장급도 대거 교체해 혁신과 변화를 이끌도록 했다. 이와 함께 5급 팀장급의 이동은 최소화해 조직 안정화와 업무 연속성을 꾀했다. 도정 현안에 기여하고 성과를 창출하는 직원에 대한 발탁 승진도 눈길을 끈다.

특히 4·3특별법 개정 등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 강민철 4·3지원과장, 정재철 수산정책과장은 국장급으로, 고상환 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은 2급 상당의 농업기술원장으로 직위 승진시켰다.

조직개편과 연계해 신설된 팀인 행정체제개편지원, 아세안 플러스 알파, 동물복지, 건축안전, 미래과학기술, 신산업분산에너지팀 등 미래산업·경제 분야에는 역량과 적성 및 전문성을 고려한 직원 배치로 신사업 발굴과 추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제주도는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7급 이하 하위직의 사기진작을 위한 승진 확대, 소수직렬에 대한 승진 안배로 균형인사가 되도록 노력했다.

역량 있는 인재양성과 행정의 효율화를 위해 중앙부처, 지자체, 민간연구기관 등 33개 기관(53명)에 대한 파견도 확대했다.

아울러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31개 업무 분야는 전문직위로 선정했다.

하지만 도청 내부에서 당면한 업무 추진을 등한시 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인사들이 승진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은 전 도정에서도 외부 청탁설이 흘러 나온 인사들이다.

오영훈 지사가 지난 4일 집무실에서 가진 새해 첫 도정현안 공유 티타임 자리에서 "내부 공식적인 라인을 통하지 않고 외부를 통해 요청사항을 내부로 전달하는 방식은 이해하기 어렵다. 외부를 통해 접수되는 사례는 감점 요인이다. 내부 시스템을 통해 인사 윤곽을 그려가는 과정에서 외부의 의견이 들어오면 해당 공직자에 대한 신뢰를 보낼 수가 없다"고 강조했으나 이들은 전혀 패널티를 받지 않았다. 이는 결국 묵묵하게 성실히 일하는 공직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게 됐다.

외부 전문가 영입·발탁도 아쉽다. 상장기업 육성·유치, 수소경제, 재생에너지, 지하수 분야는 전문가 영입이 절실한 곳이다. 실제 현장 경험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인사를 영입해야 하나 내부 인력 활용에 그쳤다.

오 지사는 올해를 대전환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민선 8기 주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키로 했다. 이런 오 지사의 염원이 외부 청탁, 내부 검증라인 부실, 안일한 판단 등으로 인해 흐릿해지게 됐다. <고대로 정치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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