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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형의 한라시론] 오늘 경험이 고수를 만든다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입력 : 2022. 11.10. 00:00:00
[한라일보] 여러 팀원이 일주일 동안 정말 수고했다. 야근까지 해서 이 정도까지 집짓기를 해놨는데 '뜯고 다시 해야 한다'는 지시가 내려왔다. 설계상의 잘못으로 인해 수정해서 다시 지어야 한단다. 우리가 며칠 동안 수고한 것이 허사가 됐다. 일거리는 두 배가 아니고 세 배가 됐다. 뜯고 다시 지어야 하니까 일거리가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다. 그냥 공사할 때는 좋은 자재 가지고 수월하게 진행하면 되지만 뜯어내고 그 자재를 재활용해서 한다면 일이 엄청나게 더디어진다.

이런 상황을 경험하게 되면 팀원들마다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 먼저 이런 상황이 되면 대다수는 멘붕이 된다. 초보자일수록 더 충격을 받는다. "이걸 어떻게 하지?" 더 당황한다. 하지만 고수들은 "커피 한 잔 마시고 하자." 하면서 일단 잠시 쉬고 전열을 정비하고 일 계획을 세운다. 고수일수록 요동치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오히려 여유롭다. 일단 누구누구는 해체하고, 누구누구는 자재 준비하고, 차분히 다시 일을 진행시킨다. "와 어떻게 저렇게 여유롭게 대처하지. 멘붕도 안 오고 화도 안내고 차분하게 대처하지?" 내공이 있다. 이전에도 이런 경험을 많이 하다 보니 화를 낸들, 흥분한들 다 필요 없고, 현실을 받아들이고 한 박자 쉬고, 조용히 다시 일을 수습해나가면 된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고객을 응대하는 일을 하다 보면 진상 고객에 생고생할 때가 있다. 어떤 고객들은 거의 스토커 수준으로 해당 직원을 상대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피를 말린다.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면서 공격받노라면 정말 살맛이 안 난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지만 내가 계속 이 일을 해야 하나?" 이 일을 그만 둘 것까지 고민하게 된다. 이런 진득이 같은 고객에게 일주일 한 달 동안 시달리다 보면 그 마음고생을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냥 지옥 같은 하루하루다.

하지만 여기에도 고수가 있다. 상사들에게 말하면 한마디로 해결한다. "내게 넘겨." 다음에는 고객의 마음을 달래면서 적절히 방어하면서 민원을 해결해 나간다. 고수인 상사가 물론 사람을 상대하는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서 그것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다 경륜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런 다양한 경험에서 어떤 민원들이 생기고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경험적으로 알기에 방법을 알고 대처해 나가는 것이다. 고수가 달리 고수인가? 경험해서 가장 일을 잘 처리하는 지름길을 알고 있는 사람이 고수이지.

오늘 하루가 힘들어도 하루하루 경험이 쌓이면 고수가 된다. 실수가 있어도 본인을 위로하자. 오늘의 실수로 내일의 출근이 힘들어도 일단 출근하고 보자. 이렇게 좀 힘든 하루하루가 돼도 하다 보면 어느덧 나도 나름 고수가 될 날이 있다. 설령 실수가 있을지라도 힘듦이 있을지라도 말이다. 경험이 사람을 만든다. <유동형 진로·취업컨설팅 펀펀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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