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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빠지다
[2022 제주愛 빠지다] (18)최혜연 동백고장보전연구회 사무국장
"제주동백의 가치 제대로 알릴게요"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입력 : 2022. 10.05. 00:00:00

최혜연 동백고장보전연구회 사무국장은 남원읍 신흥2리 동백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을 위해 마을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왔고 앞으로도 제주동백을 보존하고 가치를 알리는 일을 계속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라일보] "너무 흔해서 몰라보는 보물 같아요." 제주동백에 대한 매력을 묻는 질문에 최혜연(50)씨가 이같이 말했다. 동백마을로 유명한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에서 10년 넘게 마을주민들과 동백을 연구하며 함께해 온 그이기에 마냥 가볍지만 않은 질문인 듯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덧댔다. "항상 가까이에 있어서 사람들이 그 가치를, 소중함을 모르는 것 같아요. 동백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제주의 빼놓을 수 없는 자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신흥2리 동백마을에 정착 '제2의 인생'
식물학 전공… 자연스레 제주동백 연구
"사람들에게 동백 활용법 알려주고 싶어"

최씨가 신흥2리 동백마을과 인연을 맺게 된 건 지난 2006년부터였다. 그간 서울, 부산, 청주, 대전 등 대도시에서만 지내오던 그는 제주에서 제2의 인생을 찾고 싶어하는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그 생활을 접고 제주행을 택했다. 동백마을은 이미 그의 부모가 이주해 정착한 곳이기도 해 자연스레 이곳으로 오게 됐다.

낯선 마을의 일원이 되기 위해 청년·부녀회 활동을 해오던 그는 2007년 마을의 의미있는 움직임에 자연스레 합류하게 됐다. 오랜 세월 동백나무와 함께해온 주민들이 마을이 생긴 지 300년이 된 것을 기념해 동백을 주제로 마을을 위한 일을 해보자는 데 뜻을 모으게 됐다.

이를 위해 마을 청년을 중심으로 사단법인 동백고장보전연구회가 만들어졌는데, 이때부터 마을을 지키고 있는 동백 숲의 가치를 알리고 연구하는 활동을 해 온 최씨는 사무국장을 맡으며 현재까지 해오고 있다. 연구회를 중심으로 동백나무를 보존하고 동백꽃과 동백씨 등을 활용해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등 마을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역할은 농촌체험휴양마을 체험 사무장을 맡으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신흥2리 동백마을이 농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되면서 마을의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식물학을 전공했는데 제주에서 동백 관련 일을 할 줄은 상상하지 못했어요. 식물학은 순수 학문이어서 실용적인 부분을 접목 시킬수 있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죠. 동백을 직접 사용해보니 좋은 점이 많아서 사람들에게 동백에 대한 활용법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관련 기술을 배우며 마을주민들과 머리를 맞대 프로그램 만들기에 나섰어요."

그렇게 동백을 활용한 비누·화장품 만들기를 비롯해 동백비빔밥 한상차림 체험, 동백기름으로 만드는 고사리파스타 쿠킹클래스 등 프로그램을 만들어 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이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는 동백마을을 지키고 가치를 알리는 일을 계속 해나가고 싶다고 했다. "마을 곳곳에 동백나무를 심고, 동백 씨앗을 일일이 손으로 줍고 분간해 기름을 짜내고, 동백꽃이 화장품 원료가 되는 이 모든 광경이 여전히 신기하기만 해요.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이뤄낸 부분이어서 더 뿌듯하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우리만큼 동백에 대해 아는 사람은 없다'고 자부할 정도로 주민들이 제주동백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주민들과 어울려서 마을에서 재미나는 일을 많이 만들어 나가며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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