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교육
김광수 제주교육감 "IB교육에 대한 허망한 꿈 문제"
23일 제주도의회 교육행정 질문 첫날 IB교육 정책 방향 질문에 답변
신제주권 여중·고, 체육고·예술고 공약은 "용역·공청회 등 의견 수렴"
과대학교 아라초 학생 수 증가 "첨단단지·오등봉 학교 신설 해소 기대"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2. 09.23. 13:12:53

제주도의회 교육행정에 관한 질문 첫날인 23일 오전 김광수 교육감이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의회

[한라일보] 김광수 교육감은 지난 23일 제409회 제주도의회 제1차 정례회 교육행정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IB교육에 대한 허망한 꿈이 문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전임 교육감이 제주형 자율학교로 시행해온 IB학교 운영 확대에 부정적이었던 김 교육감은 이날 교육행정 질문에서 IB교육의 방향에 대한 뚜렷한 정책 방향을 밝혀달라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제12대 제주도의회가 김광수 교육감을 상대로 처음으로 실시한 이날 교육행정 질문은 총 6명의 의원이 질문에 나서고 있다. 질문 순서별로 양홍식·강경흠·현지홍·송창권·정민구·양용만 의원이 교육 행정 전반에 대한 질문을 준비했다.

일괄질문, 일괄답변 방식으로 첫 질문에 나선 양홍식 의원(더불어민주당, 교육위원회)은 "김 교육감이 취임하면서 더 이상 IB교육 확대는 없다고 하면서 염려의 목소리가 있다"며 "IB교육 정책 방향이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은 채 기존 IB학교들이 불안함을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정부 차원에서 교육특구 운운하고 있는데 정작 (제주에서는) 국제화교육의 바탕이 되는 IB교육에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표선, 성산 지역과 제주시 원도심에 이르는 현행 IB학교에 대한 지속적 운영 체계 마련을 주문했다.

답변에 나선 김 교육감은 "향후 IB교육과 관련해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면서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어서 참고할 데가 없고 오직 짐작만 하고 있을 뿐이다, 아이들에게 마치 실험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했다. 김 교육감은 또한 현재 대구외고, 경북사대부고 등 대구 3개 고등학교에서 일부 학급에 한해 총 80명의 학생이 참여해 시행 중이라는 IB교육 사례와 비교하며 "우리는 통째로 (표선고등학교) 1~3학년 학생들이 받고 있다. 그게 걱정하고 있는 부분이다"라는 말로 IB교육이 국내 대입과 연관해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또 한번 드러냈다.

특히 "그렇게 훌륭한 교육이라면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는 왜 안 하고 있을까"라고 발언한 김 교육감은 3주 전에 월드스쿨인 표선고 DP(Diploma Programme) 고교 교육과정 사용료로 IB본부에 4억원을 결재한 일을 공개하며 "재정 걱정은 안 한다. 가치가 있으면 그 정도는 할 수 있다. 문제는 IB교육에 대한 허망이 꿈이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학생들의 성적이 부쩍 는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공부하는 접근 방법이 다른 것 뿐이지, 우리 교육과정도 훌륭하다. 모든 초등학교에 (IB교육을) 해야 한다는 논리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김 교육감은 신제주권 여중·고 신설, 체육고와 예술고 신설 관련 공약 추진 상황에 대한 양 의원의 또 다른 질문에 대해서는 용역 추진 계획을 밝혔다. 김 교육감은 "신제주권 여중·고 신설과 관련해선 곧 TF를 꾸리는 동시에 내년 타당성 용역을 실시해 지역사회, 도의회와 소통하며 하나씩 풀어갈 것"이라고 했다. 또한 체육고 신설은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산출됐다"며 현재 타시도 벤치마킹 중으로 올해 말까지 각계각층 의견 수렴, 체육회 등 관계기관 협의 등을 진행하고 내년에는 타당성 용역과 공청회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예술고 신설의 경우 "기존 애월고 미술과, 함덕고 음악과가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갈등을 예고할 수 있다"는 양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음악과 미술, 거기에 무용, 연극, 영화와 같이 다양한 예술 분야를 합쳐서 어느 한쪽의 학교로 간다면 집중 재정 투자가 가능하다고 보는데 이게 저 혼자의 생각인지, 도민들의 생각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 역시 용역이 필요하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고, 결과적으로 불가하다고 판단되면 노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교육행정 질문에서는 아라동 인근 학교 신설 문제도 나왔다. 강경흠 의원(더불어민주당, 농수축경제위원회)은 "2만여㎡ 면적에 현재 69학급으로 증가한 아라초등학교에 아이들이 제대로 뛰어놀 운동장이 없는 실정"이라며 학교 신설 필요성을 제기한 뒤 "모듈러 교실 등으로 학생 수 증가에 대처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김 교육감은 아라초가 조만간 72학급으로 지금보다 더 증가하게 된다는 것을 언급하며 "제주첨단단지 내 학교 부지, 오등봉공원 개발 사업에 따른 학교 신설을 통한 학구 조정으로 어느 정도 분산배치가 가능하지 않을까란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김 교육감은 최근 가칭 '서부중학교' 설립 추진 과정에 토지 매입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의식한 듯 "학교 신설에 가장 중요한 게 부지인데, 개인 땅을 사서 짓는 것은 정말 어렵게 됐다. 부지가 확보돼야 개교까지 약 4년이 걸린다"며 학교 설립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출산 감소와 관계없이 아라, 영평, 오라 벨트는 학생 수가 점점 늘고 있어서 학교 신설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