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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명의 문화광장]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입력 : 2022. 08.09. 00:00:00
[한라일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 선지 이제 겨우 석 달이다. 시끄럽다. 연일 온갖 가십거리와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다. 성격 급한 이들이 내놓는 가십인지, 이슈몰이를 좋아하는 이들이 쏟아내는 말, 말들인지, 안타깝기 한이 없다.

정권교체를 외치고, 다른 세상을 만들겠다고 외쳐대던 그 포부는 어디에 두고 있는 걸까?

'아직'이라는 말은 생각하지도 뱉지도 말아야 한다. 정권교체를 외쳐댈 때 이미 모든 시그널은 갖춰져 있어야 했다. 연습을 할 수 있는 자리도 아니고, 실수를 해서는 더더욱이 안 되는 자리다.

그런데 연일 쏟아지는 뉴스들을 보면 내로남불(내romamce남不)은 이제 루틴(routine)인 실정이고, 툭하면 전 정권과 비교하는 대통령의 언사(言辭)는 도무지 납득을 할 수가 없다.

국민들은 전 정부가 마뜩잖아서 지금 정부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그런데 전 정권을 자주 들먹이며 그들도 그랬다, 그들보다 낫다는 식의 말을 하는 대통령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스태이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닥칠까봐 밤잠을 설치며, 걱정하는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새롭게 들어선, 아직 채 100일도 안 된 정부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한순간도 허투루 해서는 안 된다.

지금 세계정세를 보면 너무나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정권 말기인 중국 시진핑 주석의 움직임 또한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국내외적으로 위기인 이 시기를 정부는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 최선을 다해서 플랜(plan)을 짜고, 지혜롭게 정부요직 인사를 단행해야 할 때임을 간과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제주도 역시, 지난 5일 민선8기 제주도정의 첫 정기인사 발표를 했다. 발표를 본 많은 매체나 기관들은 앞다퉈 그들의 의견들을 피력했다.

'뻔했다.'

'지난, 도정들의 관행과 다를 게 별반 없었다.'

'선거 공신'

'행정 경험이 없다.' 등의 말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나는 이런 평가들과 생각이 조금 다르다.

왜냐하면 지난, 오영훈 도지사 인수위원들 가운데는 정말 손으로 꼽을 만큼 몇 안 되는 소신가이며, 사회적으로 선의의 파장을 일으킬 인사들도 꽤 있었다.

물론, 탐탁지 않은 인사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한 번 믿어보자. 인사청문회가 이달 18일 시작된다고 하니, 내정자 그분들이 가지고 계신 역량을 그때 따져보고, 평가해 보면서 말을 아껴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다만,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우려 섞인 염려를 단숨에 해소해 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장수명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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