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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성의 한라시론] 자녀 훈육과 대화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
김채현 수습 기자 hakch@ihalla.com
입력 : 2022. 05.26. 00:00:00
자녀가 커가면서 어느 순간 말이 안 통하고 낯선 거리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아이는 점점 게임이나 유튜브에 빠져들어 공부에 흥미를 잃어 가고, 부모는 어떻게든 공부하는 방향으로 아이를 유도하려 한다. 자녀를 잘 키우려고 부모가 애쓸수록 자녀와의 갈등이 커지는 사례가 많다.

가장 중요한 점은 부모가 스스로 자신의 언어와 행동을 냉정하게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부모의 말과 행동은 아이에게 스펀지처럼 그대로 흡수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아이 눈높이에서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부모 욕심이 앞서다 보면 평정심을 잃을 수 있다. 잘 키우려는 생각보다 아이에게 해를 안 주며 키우겠다는 마음이 실은 중요하다.

'사람을 때리면 안 되는 거야'와 같은 기본적인 덕목은 정확한 기준으로 분명하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라고 가르쳐야 한다. 이게 훈육이다. '훈(訓)'을 보면 훈육은 말로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부모가 감정을 잃고 쉽게 흥분하고 폭력을 사용하게 되면 훈육은 힘을 잃게 된다. 훈육 상황에서는 언제나 말로 가르쳐야 하며, 아이도 자기 생각과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아이가 말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문제'를 인지하도록 하는 게 좋다. 훈육의 궁극적 목적은 '자립'이다. 자녀가 독립된 인격체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을 길러주는 게 목표다. 성인이 됐을 때 스스로 성숙하게 행복과 공동선을 추구하며 살 수 있어야 한다. 훈육 과정에서 '평정심'과 '일관성' 유지는 부모가 꼭 지켜야 하는 약속이다.

학습 독려를 목적으로 훈육하는 경우 부모가 먼저 '정답'을 제시하며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설사 부모가 '정답'을 알고 있더라도 이를 강제하다 보면 자녀와 갈등이 커지는 법이다. 이런 '갈등 상황'과 자녀와의 '생각 차이'는 자연스럽고 흔히 있는 일임을 인정하고 부모가 변덕을 부리거나 자의적 강압적으로 대응하면 안 된다. 아이가 서툴더라도 스스로 해법을 선택하고 단계적으로 실천하도록 부모가 '한 걸음 한 걸음' 도와줘야 한다. '인내' 없이 저절로 이뤄지는 훈육은 없다.

학습 동기가 부족한 학생의 경우 평가 계획에 맞춰 학습을 진행하고 성취감을 맛보게 하면 좋다. 목표를 아이 눈높이에 맞추고 '부모 욕심'보다 '학습 과정'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빠진 자녀의 경우 부모가 원하는 '정답'이 있더라도 강압적인 해결보다 자녀와 같이 단계적으로 실천 방법을 대화로 풀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원칙'과 '약속'이 중요한 실천 기준이 됨은 물론이다.

자녀가 '미성숙한 선택'을 한다고 속상해하기보다 이를 성인이 되기 전에 겪는 '중요한 인생 학습'으로 바라보고, 못마땅한 점이 반복되더라도 부모는 참고 또 참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며 차분하게 훈육하고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먼저 화를 내면 지는 게임이다. 잊지 말자. <김용성 시인·번역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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