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틱,틱…붐!'. 무언가를 좋아하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늘 두렵고 간절한 일이다. 사라질까 두렵고 잊혀질까 조바심이 나는 일, 영원히 존재하기를 바라고 가능하면 함께 끝을 맞이하기를 소망하는 일 그것이 사랑이 아닐까. 물론 무언가와 누군가는 각자에게 모두 다르지만 그 대상을 향한 마음은 서로 거울처럼 닮아 있기에 우리는 사랑에 빠진 이들의 모습을 보며 마치 내 일처럼 마음을 놓고 마음을 졸이게 된다. 여기 뮤지컬과 사랑에 빠진 한 청년의 이야기가 있다. 가난한 예술가의 사랑 노래만큼 진부한 것이 또 있겠냐 싶지만 이 이야기는 힘이 세다. 서른을 앞둔 이 청년은 아직은 성공 전이다. 각종 독촉 고지서와 무너지는 선반과 꿈 대신 생계를 택한 오랜 친구와 안정적인 제안을 받아 지금의 여기를 떠나고 싶은 사랑하는 애인과 함께 사는 그 청년의 이름은 조너선 라슨. 영화 '틱,틱…붐!'의 주인공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만들어진 영화 '틱,틱…붐!'은 미국의 작곡가이자 극작가인 조너선 라슨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영화다. 2대 스파이더 맨으로 잘 알려진 배우 앤드류 가필드가 조너선 라슨 역할을 맡았고 뭉클한 연기로 2022년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렌트'라는 센세이셔널한 작품으로 전 세계 뮤지컬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조너선 라슨은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고 사후 '렌트'로 토니상과 드라마 부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심지어 그는 그의 대표작이 된 '렌트'의 개막 전날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틱,틱…붐!'은 세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전, 스스로 빛을 밝히며 어둠 속을 살아냈던 이의 기록이다. 조너선 라슨은 웨이터로 일하며 창작을 병행한다. 조너선 주변의 애인과 친구들은 재미있고 다정하며 자신의 꿈을 사랑하는 그의 따뜻한 울타리가 된다. 그 또한 사랑하는 이들과의 순간들을 마치 보헤미안처럼 기쁘게 살아간다. 하지만 꿈꾸는 이들이 배부른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 걸까. 조너선 라슨은 우여곡절 끝에 첫 작품의 워크숍을 사력을 다해 치러내고 관객들과 관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어내지만 상업적 성공을 거두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 그의 앞에 계속 더 해보라고,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언제까지 계속, 그는 그리고 우리는 겁 없는 도전을 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대상으로부터 오케이가 주어지는 순간은 언제일까. '틱,틱…붐!'은 시계 초침처럼 압박해 오는 의무와 재난의 소음 앞에서 기어코 폭탄 같이 터지는 사랑을 노래하는 작품이다. 누가 뭐래도 사랑하는 마음을 제대로 묘사할 수 있는 이는 본인밖에 없다. 그 마음은 설명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다. 꿈꾸는 이의 가난한 사랑 노래라는 클리셰를 정면으로 돌파해 내는 방법은 오직 그 노래를 뜨겁게 사랑하는 것뿐이다. 이 모든 겁 없는 사랑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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