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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플러스] 봄눈과 겨울꽃이 공존하는 입춘… 매화 피다
걸매생태·노리매공원·휴애리 봄의 향연 한창
고고한 기품 코로나로 힘든 시기 사람들 위로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입력 : 2022. 02.04. 00:00:00
입춘(立春)이다. 봄눈과 겨울꽃이 공존하는 시간이다. 한라산 정상에는 아직 잔설이 하얗고, 그 아래로는 가장 먼저 서귀포를 찾은 봄기운이 북쪽으로 오르며 온 섬을 봄꽃들로 물들일 기세다.

봄의 전령사는 단연 매화다. 겨우내 도무지 꽃을 피울 것 같지 않은 딱딱한 가지에 하나둘씩 돋아난 꽃망울이 봄볕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기지개가 한창이다. 그 강인한 생명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든 시기를 견디는 우리들을 위로한다.

서귀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곳으로 여기저기서 매화꽃의 터지는 소리로 봄의 향연이다. 올해 서귀포시의 매화의 개화시기는 지난 1월 20일로 평년(1991~2020년)보다 8일가량 빠르다.

서귀포에는 이맘때쯤 매화 명소가 여럿 있다. 원도심에 위치한 걸매생태공원을 비롯해 사설 관광지인 휴애리자연생활공원, 노리매 등이 있다.

지난해 개장한 도심속 올레인 '하영올레'에 있는 걸매생태공원은 매실나무가 즐비해 탐방객들을 반긴다. 별도의 입장료 없이 들어갈 수 있는 데다 하천을 끼고 있어 봄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공원 주변으로 나무데크가 잘 조성돼 있어 유아차나 휠체어 등도 쉽게 이동이 가능해 가족나들이에 적합하다. 공원을 가볍게 산책한 후, 가까운 곳에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이며 맛집이 즐비해 먹거리도 풍성하다.

휴애리는 2월 매화축제를 필두로 수국축제, 핑크뮬리축제, 동백축제를 연다. 첫 봄을 알리는 대표축제인 매화축제는 매년 2월 중순부터 3월까지 이어진다. 매화정원을 비롯해 매화올레길을 걸으면서 체험프로그램과 포토존에서 추억을 쌓을 수 있다.

대정읍 제주국제학교 맞은편에 위치한 노리매는 순 우리말 '놀이'와 매화의 '매(梅)'가 합쳐져 만들어진 이름이다. 한창 피어난 수선화와 매화를 비롯해 목련, 작약, 동백, 조팝나무 등 다양한 꽃과 나무들이 사시사철 방문객을 반긴다. 여기에 제주의 돌 현무암과 인공폭포, 인공호수 등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한편 제주시에 위치한 한림공원도 매화 명소로 손색없다. 능수버들처럼 아래로 길게 늘어지는 90년생 능수백매화와 능수홍매화가 장관을 이룬다. 20년 이상 된 백매화, 홍매화, 겹백매화, 겹홍매화, 청매화 등도 매화정원에서 단아한 자태를 뽐낸다.

옛사람들은 많은 꽃과 여러 식물들 가운데 학식과 인품, 덕이 높은 사람에 비유해 '군자'라 불렀다. 그중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즉 매란국죽을 사군자로 칭했고, 선비들은 그중 매화를 으뜸으로 삼았다. 추위 속에 피는 고고한 기품을 제일로 쳤다. 지난겨울이 추울수록 매화의 향과 빛깔은 더욱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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