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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
[고대로의 백록담] 제주도의 행정 후진성 결국 도민 피해로 귀결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입력 : 2021. 12.13. 00:00:00
제주특별자치도가 초법적인 건축행정을 펼쳐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하수도법 제34조에는 하수처리구역밖에서 건축행위시 개인 오수처리시설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으나 제주도는 이를 무시하고 '제주도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해 이를 규제해 왔다.

다른 지방에서는 하수처리구역밖에 집을 지을 경우 개인 오수처리시설을 설치하면 가능하지만 제주도는 일부지역을 제외하곤 공공하수관로까지 연결을 해야만 건축허가를 내주고 있다. 공공하수관로까지 연결하는 하수관 공사비용은 물론 도민들의 몫이다.

이런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계획조례'에 대해 환경부는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환경부는 지난 8월 하수도법 제34조에 따라 건물· 시설물 등에서 오수가 발생할 경우 단독 또는 공공으로 1일 오수 발생량에 따라 개인하수처리시설(하수처리구역밖 :오수처리시설(2㎥/일 이상), 정화조 (2㎥/일 이하)을 설치해야 하며, 지방자치법에 따라 주민의 권리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을 전할때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하며 지자체는 법령의 범위안에서 그 사무에 관해 조례를 제정할수 있다고 회신했다. 즉 제주도가 법률 위임없이 제멋대로 조례를 개정해 건축행위 규제정책을 시행해 온 것이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위법으로 드러났음에도 이에 대한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도시계획조례' 개정에 앞서 조례 시행시 난개발이 억제되고 지하수 오염 차단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도민들은 불이익과 불편을 감수하면서 암묵적인 동의를 해 주었으나 제주시 자연녹지지역의 난개발이 더욱 가속화 됐고 주변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까지 유도했다.

'도시계획조례'는 도내 공공하수처리장의 시설용량 포화를 가속시켰다.

지난 4년 시간동안 하수처리구역밖에서 발생한 하수가 공공하수처리시설로 유입되면서 기존 공공하수처리장의 시설용량은 조기 포화됐다. 제주·동부·서부·색달·남원공공하수처리장의 증설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고, 이미 증설이 완료된 보목·대정·성산 공공하수처리장도 오래지 않아 다시 포화상태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주도는 조례 개정이 지하수 오염 예방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어찌보면 행정의 책임을 도민들에게 전가시킨 것이나 다름이 없다.

현재 개인 오수처리시설은 환경부의 설치기준에 따라 설치하고 있다. 개인 오수처리시설은 오염시설이 아니라 환경시설인 것이다. 제주도가 개인 오수처리시설에 대한 지도·단속· 점검을 강화하면 지하수 오염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앞으로 제주도가 고민해야 할 것은 하수처리구역 밖 하수관의 노후시 발생할 수 있는 하수·오수 누출 문제이다. 개인 오수처리시설의 오염물질 누출은 점검으로 찾아내 개선할 수 있지만 공공하수관로 노후화로 인한 오·하수누출은 누출 지점을 파악하기가 힘들다. 이 경우 대규모 지하수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제주도 수돗물 누수율 43%가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하루속히 행정의 후진성을 탈피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도민들에게 제공해 주어야 한다. 도민들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행정서비스는 이제 종식해야 한다. <고대로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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