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희 작가가 촬영한 제주시 이호동 물싼원. 그가 제주에 정착한 해는 1990년. 남편의 고향인 제주시 애월읍의 한 어촌 마을에서 10여 년간 시부모와 안거리, 밖거리 생활을 하며 '제주 생활문화인'이 되었다고 말하는 그는 그 시기에 문을 열면 눈에 들어오던 해안의 '원담'을 잊지 못했다. 자신의 경험을 더해 2016년 '제주 이주민의 역사'를 펴냈던 그가 얼마 전 '원담, 제주 바다를 담은 그릇'을 집필한 배경에도 그 풍경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사단법인 제주문화교육연구소 대표로 활동하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과 강의를 하고 있는 정은희 작가가 '원담, 제주 바다를 담은 그릇' 출간을 기념해 원담 사진전을 연다. 그가 원고를 쓰기 위해 어촌 마을 10여 곳을 걸으며 직접 촬영한 원담 사진 20여 점이 나온다. 원담은 바다에 돌로 담을 쌓은 뒤 밀물과 썰물의 차이를 이용해 멸치 등 해산물을 잡을 수 있게 만든 곳을 말한다. 동네 사람들이 함께 힘을 합쳐 쌓은 원담에서 얻은 수확물은 그 노동에 참여한 이들에게 공동으로 돌아간다. 정 작가는 "멸치가 풍년일 때는 참여하지 못한 노인이나 병약자 등 이웃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다"며 "원담은 이웃과 함께 활동하고 이웃을 생각하며 나누는 공동체 정신이 깃든 장소"라고 했다. 형태는 물론 그 기억마저 희미해져가는 원담의 가치에 그가 주목하는 이유다. 정은희 작가가 촬영한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멜튼개.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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