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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차바'… 제주 곳곳에 생채기
한때 5만2400여가구 정전·일부지역 단수
1명 실종…하천 범람·크레인 전도 등 속출
취재부 종합 기자
입력 : 2016. 10.05. 18:46:21

5일 제주시 한림읍의 한 한라봉 하우스가 강풍을 못이겨 종잇장처럼 구겨져버렸다. 강희만 기자

제18호 태풍 '차바(CHABA)' 도내 전역에 큰 피해를 남기고 제주를 빠져나갔다. 곳곳에서 침수·파손·정전 피해 등이 잇따르며 도민과 관광객은 하루종일 불안에 떨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가 태풍의 영향권에 접어든 지난 4일부터 5일 현재까지(오후 5시 기준) 한라산 윗세오름 659.5㎜, 삼각봉 549.5㎜, 사제비 540.5㎜, 어리목 536.5㎜ 등 산간에 폭우가 쏟아졌다.

 또 산간을 제외한 서귀포(남부) 270.6㎜, 성산(동부) 123.4㎜, 용강 342.5㎜, 아라 340㎜, 유수암 275㎜, 제주(북부) 151.1㎜에도 많은 비가 내렸다.

바람도 거세게 불어 한 때 고산에서는 순간 최대풍속 초속 56.5m의 강풍이 관측됐다.

강풍에 전신주가 꺾이면서 도 전역에서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빚어졌다.

 4일 오후 11시 33분쯤 서귀포시 하원동 일대 558가구의 전기 공급이 중단된 것을 시작으로 모두 5만 2413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한전은 300여명의 복구인력을 투입해 작업중이지만 오후 4시 현재 7268호 가구는 미복구 상태다. 이에 따라 5일 새벽부터 정전을 겪고 있는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데, 정전 건수가 워낙 많아 최종 복구까지는 하루 이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한전측은 밝혔다.

 또 정전으로 제주 유수암, 애월, 월산, 조천, 도련 등 정수장 5곳의 펌프가 가동을 멈춰 이들 정수장에서 물을 공급 받는 일도동, 이도동, 도남동, 노형동, 연동, 아라동, 도두동, 외도동 일대의 일부 가구가 단수됐다. 제주도는 수돗물 공급이 중단된 정확한 가구 수에 대해 집계하고 있다며 이날 오후 9시쯤 복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5일 새벽 제주시 한천이 범람하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이 침수되거나 휩쓸리는 피해를 입었다. 강희민 기자

폭우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4시 20분쯤 제주시 한천이 범람하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 60여대 침수되거나 쓸려가는 피해를 입었다. 오전 4시10분쯤에는 산지천 남수각이 범람 위기를 맞으며 주민대피령이 내려졌지만 곧이어 수위가 낮아지며 대피령이 해제됐다. 또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도 범람해 가정집과 펜션 등 10여가구가 침수했다.

 시설물 피해도 속출했다. 이날 오전 4시쯤에는 제주시 노형동의 한 공사장에서 강풍에 타워크레인이 인근 빌라로 쓰러지면서 6가구 주민 8명이 대피했다. 이보다 앞서 제주시 건입동 탑동광장 인근 신축호텔 공사장에서 가드레일 철문이 파손되는 등 수십여건의 시설물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해상에서도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7시 6분쯤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제2부두에서 정박중인 어선과 어선 사이를 건너던 남성 1명이 바다에 빠졌다. 이 남성은 인도네시아 국적의 선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서귀포시 하예포구에서 어선 C호(5.7t)가 뒤집히는 사고가 있었다

 

5일 오전 제주시 연북로에서 소방대원이 막힌 배수로를 뚫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강희만 기자

농가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확한 집계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정전으로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양식장에서 돌돔 7만마리, 애월읍 양식장에서 광어 3만마리, 서귀포시 대정읍 양식장에서 광어 2만 마리가 각각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브로콜리, 월동무, 콩 재배 농가가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학교에서도 태풍 피해가 이어지며 조천초 교래분교가 5일 휴업을 결정하는 등 일부 학교가 등하교시간을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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