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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생각을 처벌하고 말을 금지하는 시대라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헌법 위의 악법'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8.06. 00:00:00

국보법 폐지해야 할 이유
7조 헌법 기초 정신 위배


지난해 2월 종영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이 드라마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일이 있었다. 고발인인 한 정당은 "한국의 주적인 북한은 어떤 이유로든 미화할 수 없는데 드라마 안에서 북한군은 총칼을 겨누는 존재가 아닌 평화로운 인물로만 묘사되고 있다"며 "적을 구분하지 못하는 대통령과 방송사로 인해 국민들이 선동됐다"는 주장을 폈다.

이보다 앞서 원작자인 황석영 작가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복역 중인 이유를 들며 '장길산' 드라마 제작이 무기한 중단됐던 일, 소설 '태백산맥'에 대한 마구잡이 국가보안법 고발 때문에 무려 11년 넘게 수사 대상이 되어야 했던 조정래 작가의 사례가 있었다. 국가보안법은 시대의 변화에도 아랑곳없이 오늘날까지 예술창작·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피해자 변론의 역사는 민변의 역사"라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하는 이유'를 담은 한 권의 책을 냈다. 1948년 12월 이념적 대치가 심한 특별한 상황에서 임시법 형태로 제정된 국가보안법의 역사를 시작으로 제7조의 위헌성까지 조목조목 다룬 '헌법 위의 악법'이다.

민변은 국가보안법의 가장 중대하고 결정적인 폐해로 인권 침해를 꼽는다. 이는 국민으로 하여금 자기검열을 내면화하는 생각의 검열체계를 형성하고 비판 세력에 대한 혐오와 배제의 구실이 되었다. 특히 민변은 국가보안법 제7조가 대한민국 헌법의 기초 정신인 국제평화주의와 평화통일 원리를 명백히 위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보안법이 있어야만 나라를 지킬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하지만 역사를 되돌아보면, 대한민국을 지킨 것은 이 나라에서 국민들이 지키고 발전시켜온 민주주의에 대한 자긍심이었지, 반민주적 정권이 악용해온 국가보안법이 아니었다." 지난 3월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행동이 출범했다. 5월엔 국가보안법 폐지 청와대 청원에 10만 명 이상의 국민이 동의했고 그 직후 국회에 국가보안법 폐지 법률안이 발의됐다. 그동안 세 차례 폐지 기회가 있었음에도 실패했다는 민변은 지금이 네 번째 시기라고 말했다. 삼인.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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