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사회
[초점] 보호 장치 없는 제주4·3유적 26곳 사라졌다
제주4·3연구소, 163개 마을 전수조사 246곳 새롭게 발굴 828곳 확인
1차 조사 시 중요유적 한림 상대리 '뒷골장성' 등 개발 영향 잇단 훼손
중요유적 29곳 확대… "곤을동·납읍리 4·3성 국가등록문화재 추진을"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7.22. 16:26:17

제주4·3연구소의 1차 4·3유적 조사에서 확인됐던 한림읍 상대리 '뒷골장성'(위)은 이번 조사에서 도로와 주택 건설로 완전히 사라진(아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주4·3연구소 제공

제주4·3연구소가 도내 163개 마을 전수조사 결과 4·3유적 26곳이 소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와 공동으로 진행했던 1차 조사 자료와 비교한 것으로 당시 중요유적에 들었던 곳도 소실됐다.

4·3연구소의 마을 전수조사는 2018~2019년 이뤄졌다. 그 결과 잃어버린 마을, 4·3성, 은신처, 학살터, 민간인 수용소, 주둔지, 희생자 집단묘지, 추모공간, 비석, 역사현장 등 총 828곳의 4·3유적이 확인됐다. 2003년과 2004년 잇따라 출간된 '제주4·3유적 Ⅰ·Ⅱ'에 비해 246곳이 새롭게 발굴된 반면 26곳은 그 사이에 없어졌다. 소실된 유적을 지역별로 보면 제주시 동지역 12곳, 애월 4곳, 구좌·조천·중문·한경·한림 각 2곳씩으로 잃어버린 마을, 4·3성이 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소실된 유적에는 1차 조사 시 중요유적으로 분류했던 19곳 중 한 곳인 한림읍 상대리 진동산 '뒷골장성'이 포함됐다. 뒷골장성은 귀덕4구부터 월령까지 4·3 시기 '한림면' 전체를 둘렀던 장성의 일부로 길이 1㎞, 높이 3m, 폭 4m 정도가 남아 있는 등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있었지만 도로와 주택 건설로 완전히 사라졌다.

4·3연구소는 "제주도가 겪은 많은 변화 속에 4·3성 등 4·3유적 역시 개발로 인한 훼손이 한층 심해졌다"며 "1차 조사에서 작성된 4·3중요유적의 경우 복원·정비된 곳은 4개소 밖에 없고 예산 부족 등으로 나머지는 안내판을 설치하는 조치밖에 할 수 없었다"고 했다. 더욱이 4·3유적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가 없어 앞으로 소실 사례가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했다.

제주4·3연구소가 4·3유적 추가 조사에서 국가등록문화재 대상지 중 한 곳으로 꼽은 납읍리 4·3성. 사진=제주4·3연구소 제공

이들은 이번 조사를 토대로 중요유적을 29개소로 늘리고 해당 유적에 대한 체계적 관리 계획 수립, 개발에 따른 지표 조사 시 4·3유적 항목 삽입 등을 제언했다. 또한 중요유적의 국가등록문화재 등재 확대가 필요하다며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 납읍리 4·3성 두 곳을 우선 등록 대상으로 꼽았다.

조사 결과는 4·3연구소가 최근 펴낸 '개정증보판 제주4·3유적Ⅰ·Ⅱ'(비매품)에서 확인할 수 있다. 4·3연구소는 해당 유적 중 접근성, 상징성, 보존 상태를 고려해 156곳을 추린 뒤 지난 4~5월 온라인 지도서비스인 카카오맵에 등록해 도내외 방문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