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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병원이 없다"… 제주 '정신감정' 믿을 수 있나
코로나로 치료감호소·도내 병원 '셧다운'
올해 처음으로 '정신감정인'이 조사 나서
"장기간 관찰 필요한데"… 실효성 우려도
"사례 쌓는 중… 문제시 개선책 마련할 것"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21. 05.03. 15:45:00

제주에서 처음으로 감정인에 의한 '피고인 정신감정'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의료기관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진행된 것인데, 자칫 형(刑)의 감경 여부를 결정하는 정신감정의 신뢰성에 금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제주지방법원에 따르면 지난 1월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피고인 A씨에 대한 정신감정을 의료기관이 아닌 감정인이 진행했다. 감정인 자격은 국·공립병원과 대학부속병원, 종합병원의 과장 또는 대학의 전임강사 이상의 전문의다.

 통상 제주에서 피고인이 정신감정을 요청할 경우 충남 공주 소재 '치료감호소'에서 2~3주간 관찰을 받는다. 이 곳에서 피고인이 범행 당시 심신장애, 마약류·알코올이나 그 밖의 약물중독 등이 있었는지를 판명, 재판부에 정신감정 결과서를 제출하는데, 만약 심신미약 등 장애가 인정되면 형법 제10조에 따라 형이 감경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치료감호소는 물론 도내 의료기관에서도 정신감정 의뢰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제주지법이 처음으로 감정인에게 정신감정을 요청한 것이다. 해당 감정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내 한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외과나 내과, 신경과 등과는 달리 정신과 감정은 장기간 대상자를 관찰한 뒤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며 "하지만 감정인의 경우 교도소 접견이나 병원 방문 등 제한적으로 관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감정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주지법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의료기관에서 정신감정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심지어 정신감정을 포기하거나 자신의 정신과 치료내역을 재판부에 제출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며 "감정인 관련은 현재 사례를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향후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지법에서 심신미약 등이 인정돼 치료감호 처분을 내린 사건은 2018년 2건, 2019년 6건, 지난해 3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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