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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연령은 숫자일 뿐 무엇도 말해주지 않는다
스벤 푈펠의 '나이의 비밀'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2.05. 00:00:00

셰익스피어는 희극 '뜻대로 하세요'에서 '일곱 개의 막'이 우리의 인생을 담고 있다고 했다. 어린애에 이어 학생으로, 사랑에 빠져 한숨을 쏟아내는 시절로, 어느덧 각 잡힌 군인으로, 둥그런 배를 가진 중년으로, 콧잔등에 안경을 걸치는 나이로, 마지막 일곱 번째 막에는 어린애 같은 노인으로 생을 마감한다고. 모든 남녀는 늙어감이라는 정해진 길을 걸어야만 하는 연기자일 뿐이라는 셰익스피어의 말은 오늘날에도 유효할까.

그에 대해 독일 브레멘 야콥스대학교 경영학과 스벤 푈펠 교수의 '나이의 비밀'은 "아니오"라고 답한다. 노년의 전형적인 풍경은 이미 오래전에 무너졌고 늙어감의 역사는 새롭게 쓰여져야 한다고 했다.

대학 연구팀과 함께 인구 변화 추세와 그 결과를 추적해 온 저자는 이 과정에서 나이를 보는 선입견을 씻어냈다고 털어놓는다. 70세, 80세 이후의 삶 혹은 심지어 약간의 운이 따라준다면 90세 이후의 삶까지도 매우 평안한 마음과 기대감으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했다.

캘런더 나이, 생물학적 나이, 자화상 나이, 사회적 나이 4개의 장으로 나눠 노년의 새로운 그림을 그릴 퍼즐 조각을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나이의 비밀'은 숫자가 얼마나 말해주는 게 없는지 일러준다. 오늘날의 노년은 태도의 문제, 곧 어떤 생각으로 보는가에 달려있다는 게 이 책이 주장하는 핵심이다.

저자는 '행복한 노년을 위한 십계명'을 제시하는 것으로 노년 개척을 위한 답사를 마무리짓는다. 연령마다 가능한 일은 따로 없고 안 되는 것은 없다. 너무 늦은 일이란 결코 없다. 건강이 최우선이다. 호기심이 십자말풀이보다 더 똑똑해지는 길이다. 보톡스 대신 웃음 주름을 만들어라. 사회적 교류는 최고의 노후 대책이다. 늙었다고 사랑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은퇴 시 급제동보다는 여유 있게 속도를 줄여라. 익숙한 환경이 아닌 원하는 환경에서 살자. 저마다 노년을 스스로 개척하자. 김희상 옮김. 청미. 1만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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