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져가는 농촌 사회, 포용으로 상생 해법 찾아야...
2019-11-21 15:32
송남근 (Homepage : http://)

원본 이미지 보기
송남근(농협중앙회 구례교육원 교수, 010-9071-9852)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귀농·귀촌(귀어 포함) 인구는 대략 48만5천5백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전년 대비 5%가량 감소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귀농·귀촌에 대한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지난해 11~12월 조사에 따르면 도시인 10명 중 3명이 은퇴 후 귀농·귀촌을 희망한다고 한다. 하지만 귀농을 원한다고 해서 선뜻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귀농·귀촌에 도전했다가 실패하고 도시로 재이주하는 사례도 5~10% 정도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귀농·귀촌에 실패하는 가장 큰 요인 중 자금 부족과 적정 소득원 확보의 어려움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제적 요인 못지않게 기존 토착민들과의 교류와 인간관계 형성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발표자료(2016년)에 따르면 귀농·귀촌 인구의 약 45%가 기존 마을 주민들과 갈등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선입견과 텃세, 재산권 침해 그리고 농촌문화 이해 부족 등을 그 원인으로 꼽고 있다.
텃세는 대체로 마을발전기금과 같은 경제적인 부담을 요구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과도하거나 부당한 기금의 출연을 강요하는 것이 결코 합리적인 주장이라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이를 그 지역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한 입회비 정도라고 생각한다면 의외로 간단히 해결될 수도 있다. 어느 사회나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놓지 않으려는 습성이 있기 마련이다. 하물며 농촌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이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려 한다면 반드시 불상사가 생기기 마련이다. 원주민 마을과 인접하여 조성된 전원주택 단지 입주자가 마을에서 소똥 냄새가 난다며 관공서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가축분뇨뿐만 아니라 거름 냄새와 같은 전원의 향기는 물론 촘촘한 방충망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온갖 벌레들, 그리고 대도시와 별반 다를 것도 없이 찬 바람 부는 계절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미세먼지 등을 감내할 수 없다면 전원생활은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농촌 생활은 번호키를 누르거나 초인종을 누르고 주인의 허락 없이는 출입 불가능한 도시의 삶과는 다르다. 낮은 담장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시골 생활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시골 마을의 담장은 방범의 기능보다는 그저 경계의 표시에 불과하다. 담장이 낮은 이유는 서로 감출 것도 없을뿐더러 그 집주인이 집을 비웠을 때도 이웃들이 그 집 안을 보살펴 준다는 의미도 있다. 그러하기에 ‘그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안다’라는 말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웃이 ‘누구 있소?’라며 불쑥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더라도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지금 농촌은 심각한 고령화로 인해 붕괴 직전에 있다. 사정이 이러할진대 주민 스스로 울타리를 치고 경계하고 의심하여 텃세를 부려 새로운 구성원의 유입을 막아 그 붕괴를 재촉하고 있는 게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귀농·귀촌을 통해 지역사회의 일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마음을 열고 고개를 숙이고 베풀 줄 안다면 텃세를 겪을 일은 확연히 줄어들 것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마음으로 서로 조금만 양보한다면 낯설지만 서로 어깨를 기댈 수 있는 아름다운 동행도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믿는다.

No 제목 이름 날짜
3359 블루카본의 흡수원, 염생식물을 주목하자  ×1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강미선 03-22
3358 봄바람이 분다  ×1 효돈119센터 김순아 03-22
3357 제주 관광, 이대로 괜찮은가  ×1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김성환 03-21
3356 병역 의무자들을 위한 군 적금 자세히 알아보자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임성렬 03-20
3355 제주가 낳은 찔레꽃 가수 ‘백난아 기념관’에 대하여  ×1 서귀포시 상효동 장문석 03-20
3354 제주가 낳은 찔레꽃 가수 '백난아 기념관'에 대하여  ×1 양문석 03-20
3353 제주평생교육카드로 평생학습권을 누리세요   ×1 평생교육팀장 문원영 03-20
3352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 제주의 물 반드시 지켜내야!  ×1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김현진 03-12
3351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촛불의식 및 세미나 (주제: “백 년을 먼저 불던 바…  ×2 BPW한국연맹 제주클럽 03-11
3350 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 서귀포신협부녀회와 함께 3년만에 어르신을 위한 …  ×1 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 03-10
3349 제주시 청년 행복 소통e, 직접 민주주의 꽃피웁니다!  ×1 제주시 청년지원팀장 이명기 03-10
3348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BPW한국연맹 제주클럽  ×1 BPW KOREA JEJU 03-08
3347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BPW 한국연맹 제주클럽   ×1 bpwkoreajeju 03-08
3346 3․8세계여성의날 기념 YWCA제주특별자치도협의회-제주경찰청 간담회 개최  ×1 (사)서귀포YWCA 03-08
3345 제주시 청년 행복 소통e, 직접 민주주의 꽃피웁니다!  ×1 ×1 제주시 청년지원팀장 이명기 03-08
3344 「흙의 날」에 생각해보는 흙의 소중함  ×1 ×1 비밀글 조정훈 03-07
3343 열린평생학습디자인에 도민제안을 담는다  ×1 ×1 문원영 03-06
3342 기고(인공지능 스마트경로당 본격 추진)  ×1 제주도청 유은숙 03-06
3341 왜 제주는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을 위해 노력하는가  ×1 ×1 에너지산업과 오정헌 03-06
3340 우리아이들의 ‘건강한 한끼’, 세이브더칠드런이 함께 합니다  ×1 서부종합사회복지관 03-06
3339 들불축제와 함께 제주 축산을 생각한다 비밀글 양창범 03-06
3338 파란 하늘을 위한 작은 실천, 자동차 탄소 중립 포인트제  ×1 고기봉 03-02
3337 제주 미래농업을 위한 혁신의 주체는 농업인이다.  ×1 ×1 비밀글 김혜은 03-02
3336 체리슈머와 로컬푸드  ×1 ×1 비밀글 조정훈 03-02
3335 서귀포YWCA,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 모집 신민경 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