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으로도 애국한다.
2017-07-03 14:59
최만섭 (Homepage : ht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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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으로도 애국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 집회가 전국을 뜨겁게 달구던 2016년 가을에 나는 실로 오랜만에 옛 친구를 만나 그동안 밀렸던 회한의 정을 마음껏 풀었다. 화제는 자연히 태극기 집회와 촛불 집회로 옮겨졌는데, 항상 정의롭게 살고자, 불의와 싸웠고 그에 따른 희생을 기꺼이 감수했던 그에게 들은 이야기가 나의 기대와는 정반대여서 나의 귀를 의심케 했다. 그동안은 촛불 집회에 참여했었는데 얼마 전부터 태극기 집회로 발길을 돌렸고 앞으로도 태극기 집회만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박근혜 탄핵을 반대해서 태극기 집회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촛불 집회에서 보고 들은 현수막의 내용과 구호에 대한 분노를 삭이기 위해서 태극기 집회에 나가겠다는 것이다. 수십 년간 장교로 재직하면서 누구보다도 나라의 안위를 걱정했던 그에게, “사드 배치 반대!” “이석기를 석방하라!” 등의 요구는 자유민주주의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이 나라를 공산화하려는 이적행위로 타파해야 할 공적으로 각인되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열혈 열사인 그는 감정으로 애국하려는 것일까?

“이성으로 애국하나? 아니면 감정으로 애국하나?” 고루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그와 나는 발길을 멈춰야만 했다. 나는 혜민 스님의 강연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구도자의 길로 들어선 스님에게 득도에 이르는 첫 번째 단계는 ‘화두’를 감정화 시키는 것이다. 스님의 말씀에 의하면 머리에 생긴 의심이 가슴에 내려와 맺히면 이를 ‘의정’이라고 하는데, 이는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져야만 할 상황이 닥쳤을 때, 머리는 헤어질 것을 명령하지만 가슴이 허락하지 않아서 방황하는 젊은이의 혹독한 가슴앓이에 비유된다. 일단 의정이 가슴 깊은 곳에 박힌 구도자는 저절로 구도의 길로 달려가게 되어있다. 문제는 ‘의정’을 끄집어내기가 쉽지가 않다는 데 있다. 고양이가 쥐구멍 앞에서 쥐를 기다리듯이 망상을 버리고 온몸으로 간절하게 기다리면 언젠가 ‘의정’은 쥐구멍 밖으로 고개를 내밀게 되어있다. 이때 쥐를 낚아채듯이 ‘의정’을 잡아서 뜨거운 가슴으로 품어야만 한다.

나는 나라 사랑이란 ‘애국’이란 화두를 감정화 하는 수행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애국이란 대다수 가난한 국민의 정서를 읽고 그들에게 작지만, 구체적인 희망을 품도록 법과 제도를 만들고 이를 실행하는 행위다.

적어도 한평생을 진솔하게 산 노인은 인생의 최대 덕목은 겸손이라는 사실에 동의한다. 박근혜 탄핵과 문재인 집권 과정을 지켜본 국민은 박근혜와 최순실 그리고 두 사람의 추종자들이 보인 오만방자한 언행과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을 대하는 진솔하고 겸손한 태도가 대비되어 마치 악마와 성인의 얼굴이 연상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권교체가 조선 시대의 집권세력이 서인에서 동인으로 바뀐 것 이상의 의미가 있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전체 인구의 약 10%를 차지했던 조선의 사대부들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하여 죽기살기식 당쟁으로 국민을 탄압하고 나라를 가난하게 만들어 조선을 일본 제국주의자에게 넘겨 주었다. 조선 집권자들에게 백성이란 90%의 농민이 아니라 10%의 사대부 계급이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보여준 일련의 정책들은 우리나라 국민의 약 10%를 차지하는 민주노총, 공무원 노조, 전교조 등 막강한 조직력과 자금력을 가진 이익단체들의 기득권을 챙겨주는 것이 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촛불 민심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경제 활성화 법을 반대하고 노동법 개정을 반대하라는 것인가?

바람직한 정치란 90%의 가난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통치행위다. 그래서 그들이 경제 활성화의 주체가 되어 신바람 나게 살아갈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조선 시대에서 백성들에게 희망을 품게 한 유일한 제도는 과세의 기준을 농지 소유자의 숫자에서 농지의 크기로 바꾼 ‘대동법’뿐이었다. 해방 이후 가난한 국민에게 희망을 준 것은 실제로 농사를 경작하는 농민에게 농지를 분배한 ‘토지개혁’뿐이었다

지금 이 나라에는 대다수 국민의 정서를 대변하는 정책이 없다. 기존의 제도를 바꾸어서 국가를 경영하겠다는 발상과 조선의 사대부가 견지해온 그들만의 리그를 위한 정책이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10%의 기득권층을 만들기 위해 전 국민을 고군분투하게 만드는 현재의 제도 아래서, 가난한 국민은 희망을 찾을 방법이 없다. 가난한 국민을 위한 제도(Loser Mission)를 도입하고 이를 현재의 제도와 함께 실행할 것을 제안한다. 이 제도를 선택한 가난한 국민에게 직업고등학교-직업전문학교-NSC 과정을 무료로 교육하고 이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을 국가공무원과 국영기업체 직원으로 먼저 채용하는 일종의 교육 및 고용 궈터제를 실행해야만 한다. 프로야구에도 1군과 2군이 있어서, 역량이 떨어지거나 부상 등으로 1군 선수로 뛸 형편이 못 되는 선수들이 2군에서 훈련과 재활치료로 기량을 닦아서 1군으로 올라올 수 있듯이, 가난한 국민을 위한 제도(Looser Mission)의 실행으로 가난한 국민도 중산층으로 도약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희망을 포기한 가난한 국민은 “감정으로 애국할 거다!“라고 절규할 만큼 인내의 한계가 임계점에 도달했다. 하루속히 가난한 국민을 위한 제도(Loser Mission)를 시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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