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해 경제 암울, 활력 찾는데 사활 걸어야

[사설] 새해 경제 암울, 활력 찾는데 사활 걸어야
  • 입력 : 2023. 01.02(월)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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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2023년은 '검은토끼의 해'로 불리는 계묘년(癸卯年)이다. 늘 그렇듯이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마음은 설렌다. 새해 남다른 각오로 새로운 계획을 짜면서 희망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해를 내딛는 발걸음은 그리 가볍기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이제 끝이 보이나 싶었던 코로나19는 아직도 유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역경제는 대내외 악재가 덮치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등 새해에도 풍랑을 헤쳐나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역경제 활성화 최대 과제

무엇보다 지역경제 활성화가 최대 과제다. 새해 제주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경제만이 아니라 나라경제가 매우 어둡다.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크게 낮췄다.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보다도 낮춰 잡을 정도로 비관적으로 보는 것이다. 소상공인 절반 이상이 새해 경영환경이 지난해보다 더 암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영 악화를 우려하는 이유로 원가 상승과 수익 감소(52.4%)를 가장 많이 꼽았다. 도내 기업들도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새해 1분기 경기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년 전 수준으로 나빠질 것으로 본다.

제2공항 갈등 악화 우려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여전해 문제다. 2015년 11월 제2공항 건설계획이 발표된지 8년째로 접어들었으나 찬·반 갈등은 풀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국민의힘이 북핵위기 대응을 위해 제주에 핵전력 배치 등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2공항 문제로 번졌다. 제2공항 건설시 군사공항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됐던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국토부가 제2공항 용역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여당에서 군사공항 활용 방안까지 거론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제2공항 문제가 해결의 물꼬를 트기는 커녕 갈수록 더 꼬이는 형국이어서 큰일이다.

4·3교육 위축 큰 고비 예상

제주4·3도 올해 큰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4·3 해결의 원년이라 할만하다. 4·3희생자와 유족에게 보상금 지급이 시작됐다. 또 4·3 당시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수형자들이 직권재심을 통해 명예가 회복되는 등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하지만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제주4·3을 서술할 법적 근거가 사라졌다. 교육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4·3 서술과 관련한 '학습요소'와 '성취기준 해설'이 삭제된 것이다. 앞으로 4·3을 역사 수업 시간에 반드시 다루지 않아도 된다. 때문에 제주4·3 교육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어 '4·3 전국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도민 살림살이 좀 나아져야

가뜩이나 어려운 제주도민들의 삶이 녹록지 않다. 지난해 발표한 도민의 소득 수준을 보면 열악하기 그지 없다. 1인당 개인소득은 물론 중·장년층의 평균소득이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가장 낮았다. 또 지난해 근로자의 총급여액도 전국에서 꼴찌를 면치 못했다. 그렇다고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1차산업이 잘 나가는 것도 아니다. 농산물 가격은 곤두박질치는데 비료와 농약 가격 등은 크게 뛰면서 농가 사정이 말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금리와 고물가로 새해 지역경제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도는 도민의 살림살이가 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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