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수의 건강&생활] 정맥질환, 새로운 시대의 건강정보

[이길수의 건강&생활] 정맥질환, 새로운 시대의 건강정보
  • 입력 : 2022. 08.24(수)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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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건강'에 대한 새로운 가치와 대응은 코로나19 시대 이후 더 큰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혈관질환 역시 과거에는 생명과 직결된 질환에 대해서만 관심이 집중됐지만 지금은 '삶의 질'과 관련 있는 모든 질병이나 상태에 대한 정보 욕구가 높아졌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다는 것은 현대인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 됐다.

하지만, 인터넷이나 비대면 의사소통이 더 보편적인 대화의 방식으로 자리잡은 현대에서는 지나치게 극단적 정보들이 자극적으로 만들어지고 소모되고 있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판단력이 필요하다.

오늘은 우리가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대표적인 혈관질환에 대해 설명하기로 한다. 정맥질환, 특히 하지정맥류의 증상은 매우 넓고 다양하다. 가장 흔한 증상이 다리가 무겁고 붓고 쥐나는 증상이지만 이 외에도 다리가 저리거나 종아리의 통증, 뭔가 모를 불편함과 붓는 느낌,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과 같은 이상감각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필자가 본 환자 가운데 발바닥과 뒷꿈치 통증, 심지어 불면증의 원인이 정맥류인 분도 있었다. 이렇게 증상이 다양한 이유는 역류가 있는 정맥 혈관을 둘러 싼 신경의 자극 때문인데 정맥혈관은 우리 몸 어디에나 존재하므로 역류에 의한 통각은 우리 몸 어디에서도 생길 수 있다는 가설이 실증적으로 보인다. 둘째로 흔히 힘줄이라 알고 있는 튀어나온 정맥류 보다 정맥역류 자체에 의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정맥류라고 하면 혈관이 튀어나오거나 푸릇푸릇한 실핏줄이라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류의 정도와 증세는 대체로 무관한 편이라서 정맥류 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듀플렉스(Duplex) 혈류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실제로 만성화 된 정맥류 환자들은 노폐물에 다리가 적응돼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많이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한 현상은 암이나 뇌혈관 질환과 같은 다른 주요 질병군과 비슷하다. 따라서 통증이 없다고 질병을 간과해서는 절대 안된다. 셋째, 대부분의 증상은 허혈에 의한 증상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이야기 인데, 정상 순환 방식인 '한방향 순환(unidirectional circulation)'을 위배함으로써 생기는 조직피로도의 증가는 만성적인 조직의 허혈을 초래하고 이는 건강한 생리적 대사를 방해한다. 넷째, 드물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심부정맥 혈전에 의한 폐동맥 색전증의 발생이다. 다른 정맥 질환과 마찬가지로 다리가 붓는 증상 이외에는 초기에 특별한 불편이 없어 간과하는 경우가 많고 필자의 임상경험으로도 치료시기를 놓친 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더 많다. 특히, 만성질환을 가진 노년과 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갑자기 다리가 붓는 증세가 있다면 초기에 혈관질환 전문의의 진료가 꼭 필요하다. <이길수 수흉부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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