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 원도심 도보투어 ‘도심 속 올레’

[휴플러스] 원도심 도보투어 ‘도심 속 올레’
자연과 문명, 경계의 길을 걷다
  • 입력 : 2021. 07.30(금)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하천을 따라 펼쳐진 하영올레 3코스

하천·마을 테마 3코스 전면 개장 여름철 탐방 ‘제철’
서귀포시청~솜반천~지장샘~흙담솔로 7.5㎞ 구간
코로나로 지친 몸·마음 달래는 ‘잠시, 쉼’ 필요한 때

서귀포시의 원도심을 걷는 '하영올레'가 1~3코스 완성체로 여름의 길목에서 도민과 관광객을 맞는다. 특히 개장을 앞둔 제3코스는 사계절 흐르는 시원한 물줄기를 따라 걷는 코스로 지금이 탐방 '제철'이다.

서귀포시는 지난 5~6월 각각 '자연'과 '문화'를 주제로 하영올레 1~2코스를 차례로 개장했다. 이어 '하천·마을'을 테마로 하는 3코스를 31일 개장, 원도심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하영올레를 완성한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로 개장식은 별도로 하지 않는다.

3코스는 솜반천과 지장샘, 동홍천 등 하천을 만날 수 있는 7.5㎞ 구간이다. 서귀포시청~솜반천~지장샘~흙담솔로~서귀포시청을 경유한다.

솜반천

개장에 앞서 지난 20일 둘러본 3코스는 1~2코스와는 또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하천을 중심으로 자연과 인간 문명의 경계를 걷는 기분이 묘하다. 아이들이 자맥질을 하는 솜반천을 지나면 길게 난 산책로 뒤로 한라산이 반긴다. 주변엔 지금은 잘 볼 수 없는 탱자나무 울타리와 정성껏 가꾼 참깨, 도라지, 고추, 호박 등을 심은 텃밭도 곳곳에 있어 볼거리를 준다. 이어진 길에는 수령을 짐작할 수조차 없는 아름드리 흙담솔이 마을 어귀를 지키는 듯 곧게 서 있다. 서홍동의 보호수 먼나무와 이와 마주한 변시지그림공원도 탐방객의 발길을 잠시 붙잡는다. 서귀포시의 명소인 산지물은 시원한 폭포와 잠시 신발을 벗고 족욕을 할 수 있는 힐링공간이자, 쉼터다.

길에서 만난 탐방객 변안서(67·동홍동)씨는 "하영올레 코스가 차례로 개장하면서 코스별로 매일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더위도 식히고 건강도 챙기기엔 이만한 곳이 없다"고 했다.

산지물

이처럼 3코스는 서귀포시 하천의 근원이자, 천지연폭포와 정방폭포의 물줄기인 동홍천을 지난다. 한국의 명수로 선정된 지장샘은 서귀포시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고, 코스 곳곳에 이끼가 낀 100년 넘은 돌담길은 색다른 매력을 선물한다. 도란도란 걸으면 하천과 생명수를 따라 형성된 중산간마을의 고유한 매력까지 발견하는 재미는 덤이다. 서귀포시가 가시머리물 인근에 소하천 정비사업으로 대규모 미나리밭을 조성한다고 하니 더욱 기대된다.

여기에 제주감귤산업의 시작된 면형의집을 만날 수 있다. 100년이 넘는 나무들과 제주 왕벚나무를 세상에 알린 에밀 타케 신부의 발자취도 찾을 수 있다. 벽면에는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라는 시도 감상할 수 있다.

바다, 도심공원, 폭포, 마을, 문화, 먹거리를 만날 수 있는 하영올레는 도민과 관광객 모두가 느리게 걸으면서 쉬엄쉬엄 걷는 길이다. 하영올레는 서귀포시의 시민들의 삶과 유구하게 간직한 역사·문화, 그리고 청정하게 지켜온 자연을 한껏 만끽할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다.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하는 요소들이 한가득 들어 있어 만족도는 물론 편의점이나 재래시장, 식당 등 편의시설도 곳곳에 즐비해 편안한 차림으로 걸을 수 있어 매력적이다.

변시지 그림 정원

여기에 서귀포시가 마을 전문해설사를 투입해 재미를 배가시킨다는 구상이다. 마을의 유래와 전설, 특색 있는 자연물과 풍습 등을 직접 들을 수 있어 벌써 부터 기대된다.

하영올레는 서귀포시의 역점사업인 '체류형 웰니스 관광도시' 조성의 핵심사업이다.

'하영'은 '많다'라는 제주어다. 서귀포 도심에는 공원도, 물도, 먹거리도 모두 많다는 의미다. 여기에 갖가지 탐방객의 추억이 하나둘씩 보태지며 많음은 더욱 풍족한 기억으로 남는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시원한 물줄기로 무더운 이 여름 청량감을 더할 수 있는 하영올레에서 잠시 일상의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쉼'의 의미를 갖기를 바란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69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