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3)표선면 공설묘지~좌보미오름~농로길~구좌성산곶자왈~목장길~동거미오름~문석이오름~금백조로

[2018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3)표선면 공설묘지~좌보미오름~농로길~구좌성산곶자왈~목장길~동거미오름~문석이오름~금백조로
덜 자란 억새길 따라 걷는 여름 산행의 묘미
  • 입력 : 2018. 06.27(수) 20:00
  • 김현석 기자 hallas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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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미오름 정상에서는 성산일출봉 등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을 느낄수 있다. 강희만기자

구름 끼고 바람도 불어 최적의 날씨
들꽃도 만나며 색다른 즐거움 만끽
동거미 정상서 바라본 풍경 환상적

맹추위를 떨쳤던 지난 겨울 덕분일까. 유난히도 짧게만 느껴졌던 봄이 지나가고 여름이 불쑥 찾아왔다.

지난 16일 6·13지방선거로 인해 두 달 정도 휴식기를 가졌던 2018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가 여름 초입에서 재출발을 알렸다. 여름 무더위에 지쳐 발걸음을 바다로 돌릴 법도 했지만 여름 산행의 묘미를 느끼려는 에코투어 참가자들은 들뜬 마음으로 이른 아침부터 집결지로 모여들었다. 구름 낀 하늘과 끊임없이 부는 선선한 바람은 초여름의 날씨를 대비해 완전무장한 참가자들에게 완벽한 산행 날씨를 선사했다.

올해 세번째 에코투어는 표선면 공설묘지~좌보미오름~농로길~구좌성산곶자왈~목장길~동거미오름~문석이오름~금백조로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길잡이로 나선 이권성 제주트레킹연구소장은 "여름 곶자왈은 우거진 숲으로 인해 잘 가지는 않지만 오랜 만에 진행된 에코투어에 색다른 묘미를 선사하기 위해 코스에 넣었다"며 "여름 곶자왈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스를 타고 40여 분쯤 지나 출발지인 서귀포시 표선면 공설묘지 입구에 도착했다. 참가자들은 산행에 앞서 혹시 모를 부상 방지를 위해 체조로 가볍게 몸을 풀어주며 약간의 긴장감과 설레임을 안고 탐방을 시작했다.

표선면 공설묘지를 따라 첫번째 목적지인 좌보미오름으로 가는 길. 청미래덩굴손이 참가자들을 반긴다. 이권성 소장은 "청미래덩굴손은 줄기 껍질을 벗겨서 먹으면 갈증 해소에 좋고 영양가가 높아 어린이 성장발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주변 풍광에 심취해 걷다 보니 어느 새 좌보미오름에 도착했다. 봄에는 고사리, 가을에는 억새와 마 열매, 머루 등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는 좌보미오름은 크고 작은 봉우리 13개로 이뤄져 있는데 이날은 3개의 봉우리만 오르기로 했다.

산딸기

첫 번째 봉우리를 오르기 시작했다. 걱정했던 무성한 나무와 우거진 덤불 대신 비교적 잘 정돈된 길을 따라 쉽게 올라갈 수 있었다. 앞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걷기 시작한지 20여분 쯤 지났을까. 시원한 바람이 정상에 다다랐음을 알려줬다. 정상에서는 다랑쉬오름과 백약이오름, 동거미오름 등 주변의 아름다운 오름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그런 오름들을 지켜보기라도 하듯 멀리 보이는 성산일출봉과 곳곳에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는 풍력발전기들은 색다른 풍경을 선사했다. 두 번째, 세 번째 봉우리를 오르고 가는 길에 아직은 덜 자란 억새들이 가을에 다시 찾아오라는 듯 시원한 바람에 흔들거렸다.

인동초

청미래덩굴열매

좌보미오름을 내려와 향한 곳은 구좌성산곶자왈. 곶자왈 안으로 들어서니 수많은 나무들이 뿌리를 드러낸채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이권성 소장은 "곶자왈의 나무들은 습기를 많이 빨아들이기 위해 판자의 모습을 닮은 판근형뿌리 형태를 취하고 있다"며 "여름에는 약간 춥게 느껴질 정도로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것이 곶자왈 매력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발을 내딛으면 흔들거리는 돌들과 우거진 덤불들로 인해 다소 험난했던 곶자왈을 나와 잠시 쉬며 점심시간을 갖기로 했다.

개다래꽃

황알락팔랑나비

점심식사를 마치고 목장길을 따라 동거미오름으로 향했다. 목장길에는 노란색의 개민들레와 흰색의 땅가시나무 그리고 보라색의 꿀풀들이 초록색 잔디 위에 어우러져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했다. 주변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며 사진을 찍으며 걷다 보니 동거미오름에 도착했다. 사면이 둥그렇고 층층이 언덕으로 형성되어 사방으로 뻗어나간 모습이 거미집과 비슷하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정상에 올라 높은오름, 문석이오름, 백약이오름, 좌보미오름 등이 동거미오름을 감싸고 있는 풍광을 보니 이 오름이 명당으로 불리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동거미오름, 문석이오름 산행을 마치니 어느새 금백조로를 통해 종착지로 향하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오늘 보았던 풍경들이 아직도 눈에 아른 거리는 듯 이날 투어에 대해 서로 얘기하느라 정신없었다.

이날 에코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경기도 분당에서 온 임재민(43)·우선희(43)씨 부부는 "제주도에 많이 왔었지만 색다른 경험을 위해 에코투어를 신청하게 됐다"며 "처음 하는 오름 산행이라 약간 힘들었지만 잊지 못할 추억이 된거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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