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人터뷰]제주출신 전경헌 사진작가

[한라人터뷰]제주출신 전경헌 사진작가
"진정성 있는 모습 나와야 베스트 컷"
  • 입력 : 2017. 04.19(수) 00:00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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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 되면 정치인들로부터 러브콜 쇄도
2000년부터 수많은 정치인들의 모습 담아
원 지사 정치입문 때 인연… 17년째 작업


전경헌 사진작가. 크레타스튜디오 제공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이가 있다. 서울 연희동에서 크레타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제주출신 사진작가 전경헌(45)씨가 그 주인공. 전 씨의 카메라는 그동안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많은 정치인들과 정치인 지망생을 앵글에 담았다. 지난 6일 전씨를 만났다.

"지방선거 시즌에는 100명 정도를 촬영한 적도 있습니다. 하루 세 명씩 한달 내내 작업했지요. 지난 국회의원 총선에서는 24명을 작업했습니다. 그 중 본선에는 15명이 진출했고 최종적으로 9명이 당선됐습니다."

전씨는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야권의 개혁성향 의원을 잘 찍는 작가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당시 촬영한 의원들이 당선 뒤 후원금 지출 내역에 그의 스튜디오 이름을 모두 올리는 바람에 국감에서 그 배경이 주목받는 해프닝도 있었다.

"정치인 촬영에 있어 진보·보수를 따지지는 않습니다. 당선은 되지 않았지만 유영하 변호사(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단) 사진도 제가 촬영했지요. 보수진영 인사들이라 하더라도 선입견 없이 저에게 촬영을 의뢰하더라구요."

경희대학교 철학과를 나온 그는 동아리 활동에서 배운 사진을 업으로 삼았다. 그가 처음 카메라에 담은 정치인은 서울 양천구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첫 정치인생을 시작한 지금의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다. 2000년도 정치 신인 '원희룡'을 무턱대고 찾아가 자신도 제주출신임을 알리며 사진을 찍고 싶다고 제안했다. 그의 제안은 받아들여졌고 이후 '원희룡'이 정치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자 그의 경력도 함께 업그레이드 됐다.

수많은 정치인들의 모습을 담아오면서 그가 느끼는 것은 정치인 선거용 사진이 당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선거 전 공보물을 받아 본 유권자들은 한번쯤은 프로필 사진을 펼쳐놓고 후보들을 비교하기 때문이다 .

"이미지 싸움인 선거에서 특히 사진은 매우 중요합니다. 유권자들은 생각 보다 얼굴 생김새에 민감해 좋은 인상이 선거에도 매우 유리하게 작용하지요. 가끔 절대 웃지 않겠다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분들은 당선이 안되더라구요.(웃음)"

정치인 선거용 사진 촬영에 임할 때 그는 인물이 갖고 있는 단점은 최소화하고 장점은 극대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마치 선거전략이나 기획을 하는 한 팀이 된 것처럼 말이다. 현역 재선 모 의원의 경우 초선 때 노련한 다선 의원과 맞붙어야 했는데 그는 젊음이 돋보이도록 사진을 찍었고, 결국 당선에 이르게 됐다.

"저를 찾아오는 정치인들을 위해 개인적 호불호를 떠나 그들이 당선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아 셔터를 누릅니다. 자신이 펼치고자 하는 정치적 꿈을 떠올릴 때를 포착하면 가장 그들을 잘 표현하는 사진이 되는 것 같아요."

그는 사진작가이면서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와 언론정보학부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정치인 사진은 선거라는 큰 이벤트가 있는 기간에만 작업하기에 가족사진, 유명인 사진 작업에도 주력한다. 고향 제주에서는 '너븐팡 게스트하우스'도 운영 중이다. "저는 정치가 세상을 발전시킨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인 사진 작업이 더없이 즐겁습니다. 많은 이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기를 바라며, 저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서울=부미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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