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6)영실 입구 맞은편~민모루오름~숲길~한라산둘레길~돌오름~한라산둘레길~영아리오름~숲길~산록도로

[2016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6)영실 입구 맞은편~민모루오름~숲길~한라산둘레길~돌오름~한라산둘레길~영아리오름~숲길~산록도로
안개 보듬은 숲과 햇살 간직한 오름… 걸음마다 탄성
  • 입력 : 2016. 07.27(수) 00:00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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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연 안갯속 숲은 신비로운 자태를 뽐낸다. 간혹 햇살 간직한 오름과 어울리며 탐방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한다. 평소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인 중문천이 모처럼 내린 비로 물길을 이루고 있다. 사진은 투어 중간에 만난 강아지바위.

물길 이룬 중문천·노린재 동충하초 곳곳에 숲의 매력
습지 간직한 영아리오름 사막의 오아시스 만난 기분


집에서 나올 때만 해도 분명 하늘은 맑았는데 에코투어 참가자들을 태운 버스가 고도를 점점 높여 1100도로에 진입할 때 쯤엔 숲은 뽀얀 안개를 내뿜으며 신비로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한라산 영실 입구에 도착하니 이제는 비가 내린다. 지난 16일 열린 제6차 에코투어는 내리는 비와 함께 출발을 알렸다. 제6차 에코투어는 영실 입구 맞은편~민모루오름~숲길~한라산둘레길~돌오름~한라산둘레길~영아리오름~숲길~산록도로 코스를 걸으며 8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민모루오름으로 가는 길은 경사가 비교적 평탄했다. 하지만 비가 내린 숲길에선 방심은 금물이다. 무게를 실어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다보면 그동안 미처 발견하지 못한 숲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20분쯤 걸었을까. 참가자들이 갑자기 나무 한 귀퉁이로 몰려들었다. 틈새를 비집고 얼굴을 내미니 5~6㎝ 크기에 너비는 0.5㎝가 채 안되는 자그마한 식물이 눈에 들어왔다. 노린재 동충하초다.

출발 전 이권성 제주트레킹연구소장이 "오늘 운이 좋으면 노린재 동충하초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순간이다. 죽은 노린재 몸속에서 피어난 동충하초는 암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에코투어 참가자들은 카메라에, 그리고 눈에 노린재 동충하초를 담는 것으로 만족했다.

걷고 걷다보니 중문천이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 중문천은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인데, 이날은 며칠 사이 내린 비로 물길을 이루고 있었다.

중문천에서 시작한 물길은 천제연 폭포에서 끝을 맺는다. 우리가 천제연 폭포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중문천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에코투어 참가자들은 중문천에서 비 내린 숲의 또 다른 매력을 만끽한 뒤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돌오름길로 접어들자 용바위를 만날 수 있었다. 마치 용의 비늘과 같이 현무암이 산등성이를 따라 일직선으로 배열됐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숲길 한복판에 '떡'하니 자리잡은 용바위의 모습은 이색적이다 못해 웅장하기까지 하다. 탐방객들한테는 이미 한라산 둘레길의 대표적인 사진 촬영장소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허기가 질때 쯤 에코투어를 이끄는 이권성 소장이 점심을 먹자고 제안했다. 이제 영아리오름을 올라야하기 때문에 든든히 배를 채웠다. 빙 둘러 앉아 담소를 나누다보니 마치 오래 전 알고 지낸 친구처럼 편안해졌다. 점심시간이 끝나자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 맑은 하늘이 드러났다. 오전 내내 비 내리는 숲을 만끽했으니 이제부턴 햇살 간직한 오름을 느끼라는 듯 자연은 이날 탐방객한테 제 모습을 다 내주었다.

영아리오름은 해발 680여m의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곳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막바로 정상에 오르는 코스 대신 지그재그로 가로질러 가는 코스를 택했다. 덕분에 영아리오름의 속살까지 느낄 수 있었다.

영아리오름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오름 중턱에 숨어있는 습지다. 오름 중턱에 호수같은 습지가 자리를 잡은 것도 신기하지만 수면 위로 얼굴을 내민 이름 모를 수풀들의 모습도 이색적이다.

사막으로 치자면 마치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랄까.

참가자들은 일제히 습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에코투어의 아쉬움을 달랬다. 습지를 지나쳐 오름 정상으로 가는 길엔 내부가 제법 넓은 숨골도 만날 수 있었다.

숨골 쪽으로 손을 내저으니 안에서부터 올라오는 한기를 느낄 수 있다. 숨골 내부로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아 잠시 땀만 식혔지만 습지에 숨골까지, 영아리오름의 신비함에 또 한번 감복했다.

드디어 에코투어의 마지막을 알리는 영아리 오름의 정상이다. 일렁이는 바람이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가져가고, 오름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마을, 저 멀리 구름을 머금은 한라산까지, 일주일 동안 바쁜 일상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엔 이보다 더 좋은 풍광은 없을 듯 싶다.

이권성 소장이 "오늘은 좀 이색적인 코스로 올라왔는 데 이것도 괜찮죠?"라고 묻자 일제히 '네'라고 우렁차게 답했다. 어느새 피곤함도 다 가신듯하다.

이날 회사 여직원과 함께 에코투어에 처음 참가한 이안나(49·여)씨는 "영아리 오름의 풍광이 너무 매력적"이라면서 "중간 중간 조금 힘들었지만 이렇게 정상에 오르고, 투어도 잘 마칠 수 있어 보람차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 번에는 더 많은 직원들과 함께 에코투어에 참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7차 에코투어는 서성로~신례천산책로~이승이오름~이승이숲길~한라산둘레길~표고밭길~신례천~한라산둘레길~5·16도로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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