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 4·3희생자들이 잠들어 있다.

4·3 70주년에 맞춰 발간
1992년 다랑쉬굴 발굴 등

26년간 기록물 한데 모아

무고한 희생의 역사인 제주4·3은 섬, 그리고 동백꽃 등의 이미지로 점철된다.

지난해 11월 정년퇴임한 고창훈 전 제주대 교수가 올해 제주 4·3사건 발생 70주년을 맞아 '섬으로부터의 편지-다랑쉬굴 4·3의 불관용 정치와 문명'을 발간했다. 제주4·3 대비극과 연관된 26년간 경험한 내용을 글로 모은 필자의 편지같은 책이라고 소개한다.

필자는 1992년 제주4·3연구소장으로서 다랑쉬굴 발굴이야기를 다큐멘터리처럼 기록했던 메모에서 이 책은 시작됐다고 말한다.

서론에서 필자는 '1992년 4월 3일은 다랑쉬굴의 4·3을 기적을 알린 날, 그리고 4·3의 논쟁의 단계를 넘어 4·3복권으로 방향을 바꾼 날, 하늘의 뜻에 감사를 느끼다라고 기록됐다'고 기술한다. '다랑쉬굴의 현장 입증과 보존, 연구원들의 안위 그리고 세상에 알리는 일까지 책임지는 자리에 있던 만큼 권력에 의한 탄압에 맞서면서 다랑쉬굴의 진실을 온전하게 제때 알려야 했다'고 적고 있다.

그는 이 책에 ▷제1부 서론-다랑쉬굴 4·3의 불관용 정치와 제주4·3 대비극의 평화섬 인권운동 ▷제2부-제주4·3다랑쉬굴의 다규멘터리-4·3영령이 불러서 4·3규명의 신화가 시작되다 ▷제3부 미군정 정책과 도민 저항이 불관용 정치 ▷제4부 제주 4·3치유의 해결과정에서의 제주섬 사람의 관용성 철학과 논리 ▷제5부 UN의 대량학살의 피해자 배상과 보상원칙의 지침 그리고 제주 4·3 대비극 ▷제6부 섬으로부터의 편지-이제 제주평화자치도입니다를 비롯한 부록으로 제주4·3사건 치유의 한미공동위원단 구성 청원문을 담아내고 있다.

필자는 다랑쉬굴 발굴 후 국정원의 보복 재판을 받고 강의를 못하게 됐을 때 2편의 논문을 썼다. 제3·4부가 바로 그 내용이다. 특히 제6부는 섬문명의 관점에서 4·3에 대한 특별법의 제정으로 재조명되고 4·3법 개정과 미국사회에서의 4·3문제 해결추진 시도를 목도하면서 제주사람들이 다랑쉬굴 4·3 불관용성 정치를 스스로 극복해나가는 문명의 빛을 찾는 제주평화자치도 운동의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섬사람의 관용성 철학에서 제주4·3 대비극의 사회적 치유를 생각하고 섬문명의 복원을 지향한다는 뜻이다.

책은 제주도민이자 지식인으로서 4·3의 비극을 딛고 '아시아의 평화항'으로서의 도약을 기원하는 지적 고민과 현실에서의 실천을 기약한다. 결국, 비극의 역사를 평화·상생으로 승화하고 이러한 일이 다시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일어나지 않기를 살아남은,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풀어야 하는 숙제이자 교훈임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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