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요리 전문점 '오쿠다'의 푸짐한 상차림. 강경민기자

어머니와 함께 9개월 동안 20개 메뉴 개발
볶음밥·수제비 등 전복 이용해 갖가지 요리

도민·관광객 다 만족시킬 수 있어 창업 결심


'바다의 산삼'이라고 불리 정도로 영양이 풍부한 전복은 몸에 좋은 해산물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손꼽히는 음식 중 하나다. 예전에는 전복 가격이 워낙 비싸 고급요리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양식 전복이 흔해져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고소한 밥알과 전복의 쫄깃한 식감을 느낄수 있는 '전복한끼'.

제주시 이도2동에 위치한 '오쿠다(OKUDA)'는 죽과, 회, 돌솥밥, 구이, 볶음밥, 수제비 등 전복으로 만들어지는 거의 모든 요리를 만나볼 수 있다. 밀집된 주택가 한 가운데 위치해 있지만 다양한 전복 요리와 친절한 서비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인해 여러 연령대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오쿠다는 지난해 11월 1일 오픈해 이제 막 발걸음을 뗀 당찬 맛집이다. 주인장 강진석(29·사진)씨에게 비교적 젊은 나이에 가게를 창업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물었다.

"식당을 차릴 결심을 한 이후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곧바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빙에서 렌트카, 주차장 관리 등 4~5년 동안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마침내 창업자금이 모였어요."

강씨가 전복요리 전문점을 오픈한 배경은 자금을 모은 이후 다방면에서 창업정보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불현듯 어릴적 좋아하던 전복을 이용한 음식을 팔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이다.

버터와 간장소스를 올려 맛을 더하는 '전복 돌솥밥'

"제주도민과 관광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메뉴가 '전복'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이 순간부터 음식 솜씨가 좋은 어머니와 9개월 동안 전복요리를 연구했습니다. 이때 요리하다 버린 전복만 해도 한 트럭은 될 겁니다."

이후 강씨와 그의 어머니는 20여가지에 이르는 전복요리를 개발했고, 이 중 가장 맛이 좋았던 10개의 메뉴를 추려 가게 문을 열었다. 이들 모자의 노력이 빛을 발했던 것일까. 오쿠다는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아 손님들의 발길이 쇄도했다.

주인장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 몇 가지를 부탁했다. 그러자 테이블에는 먼저 고등어구이와 돼지고기 꼬치, 녹두전, 샐러드, 양파지 등이 차례로 놓여졌다. 기본 반찬으로도 배를 채울 수 있을 정도로 푸짐한 구성이었다.

'전복한끼'가 먼저 나왔다. 이 메뉴는 전복내장으로 비벼진 밥을 초밥처럼 동글동글 말아 그 위에 다시 전복이 올린 것이다. 오쿠다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라고 주인장은 귀띔한다. 곧바로 한 점을 집어 입안에 넣는다.

코시롱(고소한)한 밥이 입안에 가득 퍼지더니 금새 전복의 쫄깃한 식감이 뒤를 따른다. 특히 전복은 씹으면 씹을 수록 단맛이 났고, 입에서 사라질 때쯤에는 손이 자연스럽게 다른 전복한끼로 향하고 있었다.

다음 메뉴는 '전복 돌솥밥'이다. 전복 내장으로 비빈 밥 위에 전복 살이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고, 숟가락으로 살짝 밥을 들춰 보니 밤과 대추, 호박, 당근 등이 푹 삶아져 있었다. 보양식으로 더할 나위 없는 메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한 수저 뜨려고 한 순간 주인장이 손을 가로 막고 밥 위에 버터와 간장소스를 놓아준다. 버터는 돌솥밥의 풍미와 고소함을 한 층 더 올려주고, 간장소스는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맛에 짭짤함을 불어 넣어 준다는 설명이다. 고슬고슬한 밥에 전복 살이 곁들여지니 2~3가지 메뉴를 한 번에 먹은 느낌이다. 여기에 밤이나 호박 등이 입안에 남았는 느끼함을 깔끔하게 씻어줬다.

이 밖에도 오쿠다에는 전복을 이용한 뚝배기, 볶음밥, 죽, 회, 수제비, 버터구이 등 다양한 메뉴가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10시까지. 문의=064-724-7752. 송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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