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무산시 해당지역 반발… 선거판도 요동

내년 6월 실시되는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를 위한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 선거구 획정 시한 아흐레를 남겨놓고 혼돈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특히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사실상 동지역 선거구 통폐합의 불가피성을 담은 선거구 획정 원칙을 제시한 가운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특별법 개정안 논의를 눈앞에 두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선거구 획정 원칙=제주도 도의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제18차 회의를 열고 도민이 공감하는 선거구 획정 추진을 원칙으로 인구수와 행정시 동지역 중심이라는 획정 기준을 제시했다.

획정위는 선거의 평등은 투표가치의 평등을 의미하므로, 인구수가 선거구획정에 가장 주요한 우선적인 기준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구과밀·과소 지역인 행정시 동지역 인구수를 중심으로 조정키로 한 것이다.

공직선거법과 제주특별법에서 규정한 인구·행정구역·지세·교통 등의 획정조건 외에 역사·문화·생활권·지역정서 등을 감안해 읍면지역 조정은 지양키로 결정했다. 결국 동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지역을 통폐합할 수 밖에 없다는 방안을 내놓은 셈이다.

▶예상 통폐합 선거구=헌법재판소가 결정한 도의원선거 인구기준은 선거구별 평균인구수에 상·하한으로 ±60%를 초과해서는 안된다.

내년 지방선거 인구기준인 올해 9월말을 기준으로 할 때 제주 인구는 총 65만4112명, 평균인구는 2만2556명, 인구상한은 3만6089명, 인구하한은 9023명이다. 도내 29개 선거구 중에서 6선거구(삼도1·2·오라동, 3만6582명), 9선거구(삼양·봉개·아라동, 5만5499명)는 인구상한을 초과하기 때문에 분구해야 한다. 대신 2개 선거구가 통·폐합돼야 한다.

획정위의 선거구 조정 원칙과 기준에 따르면 통폐합 대상 지역은 두 곳으로 압축된다. 제주시 일도2동 갑(2선거구)과 을(3선거구), 서귀포시 송산·효돈·영천동(20선거구)과 정방·중앙·천지동(21선거구)이 예상 선거구다.

일도2동 갑선거구는 1만7465명, 을선거구는 1만7925명이다. 두 곳을 통합해도 3만5390명으로 인구상한(3만6089명)에 미치지 못한다.

또 서귀포시 송산·효돈·영천동(1만4914명), 정방·중앙·천지동(1만121명) 선거구 역시 합쳐도 2만5035명에 지나지 않는다.

▶특별법 향방=선거구 통·폐합 지역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해당 선거구 지역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제주시 일도2동 주민자치위원회와 12개 자생단체 회원들은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2, 3선거구 통합을 절대 반대한다"고 반발했다. 서귀포시주민자치위원회협의회도 같은 날 "서귀포시 도의원 선거구 통·폐합 축소를 절대 반대한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후폭풍을 예고해 놓은 상태이다.

선거구 통·폐합이 불가피한 가운데 5일 예정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개특위 제2소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제주도의회의원 2명 증원 등을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안을 논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별법 개정을 통해 도의원 2명이 증원되면 선거구 획정은 해결된다. 예측불허인 상황속에서 특별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못할 경우 지역내 반발은 물론 통폐합 선거구의 현역의원간 정면대결이 예상되는 등 내년 지방선거 판도에도 파란이 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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