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공지영 지음)=2011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로 유명해진 소설이다. 2009년 출간 이래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폭력 문제를 공론화했던 작품으로 100쇄를 기념해 새로운 장정으로 출간됐다. 강자 위주로 공고해져버린 사회 시스템 안에서 약자들의 권리와 인권이 외면당하고 억압당한 현실을 드러낸다. 비록 세계를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한 개인의 신념은 끝까지 지키겠다는 주인공의 말을 빌어 존엄을 가슴아프게 증명한다. 창비. 1만3000원.







▶대위의 딸(푸시킨 지음, 이영의 옮김)=19세기초에 나온 소설이지만 요즘 러시아의 젊은이들도 시대의 격차를 느끼지 않고 읽어나갈 수 있을 만큼 현대적인 언어 감각으로 쓰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사여구의 문어로 창작되던 관행을 탈피해 실제 사람들이 말하고 듣는 구어를 작품 속에 구현해냈기 때문이다. 신임 청년 장교의 성장과 모험, 사랑이라는 큰 줄기를 따르고 있지만 허세와 비리에 물든 러시아 귀족사회를 그려내는 등 당시 러시아 사회를 향한 비판이 매섭다. 새움. 1만2800원.







▶섬마을 산책(노인향 지음)=우리 섬 열 곳에서 길어올린 에세이다. 청산도 증도 백아도 매물도 어청도 내도 추자도 대청도 외연도 등의 삶과 풍경이 펼쳐진다. 뱃길로 짧으면 30분, 길면 4시간 정도 걸려 닿는 섬마을이다. 쌀쌀맞은 현실에 이리 흔들리고 저리 치이는 청춘들에게 절실한 곳이 섬이었던가. 그 섬에서 고단한 오늘은 잠깐 잊고 느릿느릿 걸으며 다시 내일로 나아갈 용기를 채우고 돌아온다. 자연과생태. 1만2000원.







▶기억은 미래를 향한다(한나 모니어·마르틴 게스만 지음, 전대호 옮김)=2014년 세월호 참사는 당시 사고를 당한 학생들의 고통과 슬픔을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새겨놓았다. 이같은 집단기억은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에 흔적을 남기고 우리가 스스로 습득하지 않은 것들이 모종의 방식으로 우리 안에 들어있을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어떻게 우리의 기억이 과거를 재료로 삼아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내는지 살피고 있다. 문예출판사. 1만6000원.







▶당신은 심리학에 속았다(허용회 지음)=심리학하면 심리테스트나 독심술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학문이 맞지만 거기엔 과학이 있다. 심리학은 철저하게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학문이다. 이론적 배경을 검토하고 연구 가설을 세우는 과정에 일체의 가치관이나 당위적 주장을 포함해서는 안된다. 인간에 대한 연민이나 혐오 같은 감정도 배제해야 한다. 심리학의 정의와 연구 방법부터 심리학에 대한 오해와 진실까지 풀어냈다. 재승출판. 1만4000원.







▶살아요(케리 이건 지음, 이나경 옮김)=호스피스에서 일하며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만났다. 온 몸에 암이 퍼진 할머니, 대학 입학식 뒷날 총기 사고로 반신 불수가 된 청년, 뇌졸중으로 몸의 절반이 마비가 된 남자…. 삶의 끝에 선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후회, 아쉬움, 깨달음만이 아니다. 그들은 삶에 대한 희망을 말한다. "약속해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멋진 삶을 살아요." 부키.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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