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카페의 장점은 카페처럼 쾌적하고 조용한 환경에서 만화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은 제주시내의 한 만화카페 모습. 강경민기자

만화방에 카페 접목 복합 문화공간으로
개인실에서 집처럼 편안히 만화책 즐겨

40~50대 중년층에게 만화방은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낡은 소파에 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만화책들. 학창시절 몇 안되는 오락거리였다. 하지만 담배연기 등으로 어두운 이미지가 조성되면서 한 때 유해업소라는 낙인이 찍히기도 했다. 이랬던 만화방은 만화카페로 변신을 거듭하며 중년층은 물론 10대 청소년과 20~30대 젊은층까지 모두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공휴일인 15일 찾은 만화카페는 일반 카페와 같이 밝은 조명에 깔끔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러 온 40대 중장년 여성, 자녀와 함께 만화책을 즐기는 부모, 친구와 놀러온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큰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안락한 독서환경(?)을 위해 큰 소리로 떠들고 뛰어다니는 행위는 금지됐기 때문이다. 다소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는가 싶으면 주인장의 안내가 이어졌다. 흡연은 따로 마련된 흡연실에서만 허용됐다.

이처럼 만화까페의 가장 큰 매력은 까페처럼 쾌적한 환경에서 만화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각 칸별로 나눠진 개인실이 있어 다른 사람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있을 수 있다. 집에서 책을 읽듯 누워서 때론 벽에 기대 앉아 만화책에 빠져들면 된다.

전통적인 만화책은 물론 단행본으로 나온 웹툰을 즐길 수 있다. 만화 외에 관련 소품을 진열해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도내 한 만화카페의 경우 원피스, 드래곤볼, 나루토 등의 피규어와 포스터를 전시했으며 마블, 그래픽 노블 등 영화의 원작이 됐던 만화 셀렉션을 따로 구비해 놓은 곳도 있다.

카페가 접목된 공간인 만큼 다양한 음료와 먹을 거리도 제공한다. 치즈케익, 퐁당쇼콜라와 같은 베이커리류와 아메리카노, 요거트라떼, 레몬에이드 등 다양한 음료를 제공하며, 가격은 다른 카페보다 다소 저렴한 편이다. 만화방하면 빠질 수 없는 라면과 핫바도 메뉴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일부 만화카페는 간단히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계란밥 등도 제공한다.

제주시 화북2동에 살고 있는 홍가영(32)씨는 "다른 카페들은 말소리, 음악소리로 시끄럽지만 이곳은 조용히 개인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다"며 "개인실에서 만화책을 보기도 하고 일정이나 생각 등을 정리하기에도 한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제주시 일도2동 인제사거리에서 A만화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윤태오(36)사장은 "주말과 같은 공휴일이나 비가 오거나 더워 야외활동을 하기 궂은날 손님이 특히 많다"며 "만화카페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찾는 사람들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최근엔 커플들이 데이트코스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현재 도내에는 제주시청과 인제사거리, 신제주로터리 등에 만화카페 4~5곳이 운영 중이며, 서귀포시에도 2곳 이상이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부분의 만화카페는 1시간 기본요금에 일정 시간 당 추가요금이 붙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주말에 3시간 이상 있을 경우 보통 6000~7000원 정도의 이용료가 부과되며, 음료·과자 등은 별도로 비용을 내야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