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은 주고받는 활동이다. 그래서 주고받는 내용을 명확히 할 수 있는 학습 목표가 정해진다. 학습 목표는 교육과정이 개정되면서 지식 측면의 학습 목표보다 역량 위주의 학습목표로 강조됐다. 즉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닌 알면 할 수 있어야 하는 세대인 것이다.

학습 목표가 정해지고 목표에 맞는 학습 자료와 활동들로 채워지지만 NIE 수업은 학습 목표에 맞는 자료와 기사를 친구들이 직접 신문 속에서 찾아 활동하는 경우가 더 많다(물론 시간이 조금 허락되어야 하지만). 이런 연유로 같은 기사로 다른 생각들을 해내기도 하고 같은 주제로 각양각색 다른 시선과 색깔로 보기도 한다. 친구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한껏 다양하게 풀어줬다가 수업 목표에 맞도록 다시 생각을 정리하게 하는 힘! 이것이 바로 좋은 질문의 역할이며 집에서 부모와 자녀가 NIE활동을 할 때 놓치고 가는 부분일 수 있다.

친구들에게 답을 다 알려줘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살짝 우리도 전환해 보자. 우리 자녀들이 변화할 때는 모르는 것을 알게 될 때일까? 스스로 무언가 느끼는 순간일까? 글자에 익숙한 우리 세대는 활자중독자도 많지만 어느덧 세상은 활자보다 시각적 자료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 우리 부모님들이 걱정하고 잔소리 하는 스마트폰, 스마트폰 보다 더 강력한 무기는 이제 앉아서 하는 학습보다 몸을 써서 즐기는 체험, 경험 속에서 느끼는 학습이 우리 자녀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기에 교육도 '에듀테인먼트(education과 entertainment)로 거듭나고 있다.

대신 선조들의 속담에도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정답을 알려줄 필요는 없지만 무엇을 중점으로 놓치지 않고 갔으면 하는 학습 목표는 환기시켜주지 않으면 힘들게 찾아간 미술관 관람을 끝내고 잔뜩 상기된 내가 "뭐가 가장 기억이 남니?"라는 물음에 더 상기된 얼굴로 "길가에서 돌 던진거요"라고 얘기하던 필자와 자녀의 오류를 답습치 않길 바라며 NIE 에듀테인먼트로 200% 효과를 노려보자.

독일의 교육학자 힐베르트 마이어(Hilbert Meyer)의 좋은 수업이란 무엇인가(Was ist guter Unterricht?, 2004)에서 그는 좋은 수업에 대한 설득력 있는 기준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좋은 수업은 민주적인 수업 문화의 틀 아래서 교육 본연의 과제에 기초해, 그리고 성공적인 학습 동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의미의 생성을 지향하면서 모든 학생의 능력의 계속적인 발전에 기여하는 수업이다"라고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이야기, 자신의 다른 생각까지 존중받을 수 있는 수업, 우리가 SNS에 올려진 핫플레이스를 찾아 경험하듯 신문 속 핫플레이스를 체험 가능한… NIE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번 주제는 친구들이 고른 것이 아닌 내가 친구들과 얘기하고 싶었던 주제였다. 비만인 초등생을 자녀로 둔 필자도 학교 등굣길 캠페인에 동의하면서도 '과연 초등학교 주변이 걷기에 좋은 보행환경을 가졌나?'를 고민한다. 연일 학교 앞 사고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 과연 보여줄 만하고 안전한 것일까. 심지어 제주시내 모초등학교 주변에는 무인텔과 유흥업소가 버젓이 휘황찬란한 간판을 달고 영업 중인데 말이다.

이러한 이유로 친구들이 관심을 갖도록 하는 나름 전략이 필요했다. 1단계에서 기사 제목을 가지고 초성 힌트를 주고 빈 칸 채우기 퀴즈를 통해 기사 내용을 상상하면서 관심을 갖게 했다. 함께 제주도 아동 비만율이 몇 년간 전국 1위인 불명예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비만인 같은 반 친구가 놀림당하는 이야기, 편의점 치킨이 맛있다는 이야기, 학교의 스포츠 교실 이야기, 제주도가 왜 그런지 되묻는 친구. 친구들의 수다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렇게 나오는 이야기들을 종합 정리하면 신기하게도 기사의 내용과 거의 동일한 원인, 결과, 대안까지 도출된다는 사실이다.

2단계에서는 알게 된 사실을 다양하게 개념 구조화를 시키는 활동으로 이어진다. 그래프로 표현하기도 하고, 만화로 표현하기도 하고, 캠페인 광고를 만들기도 했다. 각 학교와 기관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방안으로 내놓고 실천하는 현황을 정리해서 알려주었다. 과연 어떤 방법이 실효성이 좋을지에 대한 예측해 보기도 했다.

3단계에서는 직접 거리에서 제주도민들을 만나 취재하고 인터뷰를 진행 할 준비를 했다. 처음에 뭐라고 이야기를 꺼낼까? 역할을 어떻게 나누면 좋을까? 진행방식은? 무안가 보여주고 알려줄 수 있는 자료가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시간과 장소는? 선물은 준비하는게 좋을까? 도민들의 의견을 종합할 수 있도록 설문조사를 함께 하면 어떨까? 친구들과 함께하는 다음 시간이 더 기다려지는 이유다.

<이현화·제주NIE학회>

▶이렇게 활동 했어요

▷1단계

- 기사 제목 빈 칸 퀴즈

- 기사 제목 연관성 찾기

- 기사 읽고 알게 된 사실 정리하기

▷2단계

- 기사 내용으로 이야기 하기(질문 활용)

- 기사 내용으로 캠페인 광고 만들기

- 기사 내용을 그래프로 표현하기

- 기사 내용을 4컷 만화로 표현하기

▷3단계

- 신문 기자의 역할 알아보기

- 캠페인 활동(내용, 방법 등) 준비하기

※ 다음 회는 우리 친구들이 거리에서 직접 제주도민들을 만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비만 DOWN, 건강 UP 캠페인 활동 현장 뒷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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