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문화제 결산] 걸궁·가장 퍼포먼스 나열식 공연 한계

[탐라문화제 결산] 걸궁·가장 퍼포먼스 나열식 공연 한계
60회 탐라문화제 10일 시상식·폐막 공연으로 막 내려
가장 경연 이호동 탐라상… 걸궁은 성산읍 최우수 차지
  • 입력 : 2021. 10.10(일) 21:51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10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 특별 공연에서 김덕수와 앙상블 시나위가 '제주도의 신명' 주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 공연은 지난 6일 취소된 개막 프로그램을 재구성해 준비됐다. 강희만기자

첫 기획 어선 15척 '해상 퍼레이드' 운영 취지 반감
공연 프로그램 다수 배치 코로나 이슈 대응에 취약
공연 관계자 코로나 확진에 개·폐막식 잇따라 차질


제주도와 제주예총이 주최한 60회 탐라문화제가 우여곡절 끝에 10일 경연 시상식과 폐막 공연으로 막을 내렸다. 개·폐막 행사가 공연 스태프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차질을 빚었고 60회를 기념해 최초로 기획한 해상 퍼레이드는 축제 직전에 변경됐다. 그나마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중단됐던 읍면동 민속보존회의 민속예술축제 걸궁 경연과 제주문화 가장 퍼포먼스 경연이 2년 만에 열렸고, 여성이 처음 제관을 맡은 삼성혈 탐라개벽신위제가 부활하며 탐라문화제의 전통을 이었다.

2년 연속 코로나19 속에 개최된 탐라문화제였지만 60회의 의미를 고려했기 때문인지 올해는 전년보다 54.5% 증가한 예산으로 축제를 치렀다. 양적 성장 만큼 질적 성장을 이뤘는지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탐라문화제 제주문화 가장 퍼포먼스 경연 탐라상 수상팀인 이호동 민속보존회. 사진=제주예총 제공

탐라문화제 걸궁 경연 최우수상 성산읍 민속보존회.사진=제주예총 제공

이번 탐라문화제 제주문화 가장 퍼포먼스 경연은 19개 민속보존회 370명이 출연해 지난 6~7일 해변공연장에서 진행됐다. 그 결과 탐라상은 이호동 민속보존회의 '조밭 볼리기', 한라상은 이도1동 민속보존회의 '멜거려뒁 물질허래 가게마씸'과 삼양동 민속보존회의 '원당봉 위에 울려 퍼지는 신명난 원당사 탑도리 걸궁'에 각각 돌아갔다. 두 팀이 참가해 지난 8일 해변공연장에서 실시된 걸궁 경연은 성산읍 민속보존회의 '성주풀이'가 최우수상, 대륜동 몬우렁풍물패의 '지신밟기'가 우수상을 수상했다.

올해 탐라문화제는 1962년 시작돼 제주예술제, 한라문화제, 지금의 탐라문화제로 60년을 이어온 제주 대표 전통축제의 역사를 기리며 준비됐다. 코로나19 시국을 건너는 예술인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공모를 통해 124팀 중 75팀을 무대에 올렸다. 제주예총 회원 단체 행사를 늘렸고 칠성로에서는 아트마켓을 시도했다. 추자도와 우도를 제외한 41개 읍면동에선 탐라문화제에 참여했던 기록 사진 전시로 축제의 추억을 도민들과 나눴다.

10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 특별 공연에서 60회 탐라문화제를 축하하는 '대고 타고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강희만기자

10일 폐막 행사에서 상영된 해상 퍼레이드 장면. 9일 제주항 어선부두~다끄네포구를 왕복하며 진행한 퍼레이드를 녹화한 영상이다.

하지만 축제 운영의 난맥상도 노출됐다. 15척의 어선에 제주 미술인들이 제작한 제주 신화 주제 조형물을 설치해 운항 예정이던 한글날 해상 퍼레이드가 대표적이다. 해상 안전을 이유로 야간에서 주간 행사로 바뀌었고, 조형물은 깃발로 교체됐다. 코로나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제주항 어선부두~용담 다끄네포구 구간에 이 행사를 알리는 홍보물 하나 없이 사후 영상물 제작으로 끝내는 등 '그들만의 잔치'가 되어버렸다. 대신에 주최 측은 산짓물공원에 '만팔천 신들의 쉼팡'을 꾸며 해상 퍼레이드 조형물을 전시했다.

온라인 채널을 가동했으나 코로나19 이슈 대응엔 취약했다. 개막에 앞서 지난달 30일 초청 공연 '영혼을 위한 카덴자'를 펼쳤고 제주시와 서귀포시 주요 공연장을 행사장으로 활용하는 등 전시 형식보다는 현장 공연 프로그램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개·폐막 행사에서 보듯 관련 확진자 발생 시 속수무책이었다. 더욱이 공연 프로그램을 나열만 하고 축제의 주제를 구현하거나 60회 탐라문화제의 특징을 보여주지 못했다. 첫날 취소한 개막 프로그램 일부는 마지막 날로 연기해 선보였는데, 정작 공연 내용보다는 주최 측과 내빈의 퍼포먼스에 집중하면서 빈축을 샀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035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