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처럼 제주 섬 나팔소리가 한줄기 위안이 되리

그때처럼 제주 섬 나팔소리가 한줄기 위안이 되리
2021 제주국제관악제 개막 전문관악단·앙상블 12팀 등
15일까지 빛깔있는 음악회… 9~12일 콩쿠르 1·2차 심사
'고봉식·길버트' 연계 전시 통해 제주 관악의 역사도 조명
  • 입력 : 2021. 08.08(일) 15:45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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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회관 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2021 제주국제관악제 연계 '관악! 여명을 밝히다-고봉식·길버트' 주제 전시. 진선희기자

'제주 관악의 은인'을 떠나보내던 그때 그날의 연주곡이 전시장 안을 채우고 있었다. 지난 7일부터 문예회관 2전시실에서 제주국제관악제 연계 행사로 펼쳐지고 있는 '관악! 여명을 밝히다-고봉식·길버트'전이다.

이달 12일까지 이어지는 이 전시는 초대 제주국제관악제 조직위원장을 지낸 고봉식 선생과 제주 섬에 관악의 토양을 만든 길버트 소령을 기리는 자리다. 관악기를 활용한 최창훈 작가의 작품 '오아시스'가 입구에 설치됐고 길버트 소령을 환송할 때 선곡했던 관악곡이 실내에 흐르는 전시실에는 한국전쟁 직후 제주 관악활동을 보여주는 사진, 고봉식 선생이 손수 만든 1952~54년 시기의 '음악앨범' 자료, 신문 기사, 길버트 소령의 기고문 등이 나왔다.

고봉식 선생은 1952년 유엔민간협력단체 제주 지역 책임자로 부임한 길버트 소령과의 만남을 계기로 오현고 관악대를 창단했고 이듬해 7월엔 오현단 내 길버트음악관 준공으로 이어졌다. 선생은 1953년 경남 진주시에서 열린 제4회 영남예술제(현 개천예술제) 전국 취주악경연대회에 오현고관악대를 이끌고 참가해 최고상을 받은 이래 16연승의 기록도 남겼다.

길버트 소령은 1년 7개월 제주에 머무는 동안 전쟁고아들로 구성된 한국보육원 관악대 창단과 활동에 힘을 쏟았고 제주 학교관악대 순회 지도 등에 나섰다. 제주국제관악제 조직위는 당시 전쟁고아와 청소년들에게 관악을 통해 평화와 희망을 심었고 이들이 울리는 북과 나팔소리가 어려운 시대를 견디는 제주도민들에게 한줄기 위안이 되었다고 했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최창훈 작가의 '오아시스'. 진선희기자

이 같은 역사를 품은 2021 제주국제관악제가 8일 오후 7시30분 제주아트센터에서 막이 오른다. 이날 개막 공연은 이문석의 피아노와 관악앙상블을 위한 '멜 후리는 소리'(협연 김지민)를 시작으로 이동호가 지휘하는 제주도립서귀포관악단과 호흡을 맞춘 플루티스트 최나경, 보컬리스트 박기영, 트럼펫 주자 임승구, 트롬본 연주자 정선화의 협연이 잇따른다. 마지막 순서엔 제주도립 제주합창단과 서귀포합창단, 광주광역시립합창단이 연합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4악장으로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희망의 선율을 그려낸다.

26회째인 이번 제주국제관악제는 여름·겨울 시즌제를 도입해 운영하는 첫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연주팀의 출연은 무산됐지만 한국 출신 젊은 관악인들을 초청해 이달 15일까지 온·오프라인 무대를 이어간다. 출연 단체는 전문관악단과 앙상블 12팀, 군악대 2팀, 대학 2팀, 합창단 3팀, 동호인관악단 7팀, 청소년관악단 8팀이다.

이달 9~14일에는 매일 오후 8시 문예회관,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이 펼쳐지고 15일 오후 7시30분에는 제주아트센터에서 광복절 경축음악회로 여름 시즌의 마지막을 알린다. 사전 예약으로 관람 가능하다. 이 기간 세계자동차·피아노박물관 등에서 열리는 우리동네 관악제는 비대면 공연으로 유튜브 중계가 이뤄진다.

제16회 제주국제관악콩쿠르는 여름 시즌인 9~12일 1~2차 영상심사가 진행된다. 올해는 트럼펫, 호른, 테너트롬본, 금관5중주 부문에 역대 가장 많은 17개국 255명이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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