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보이지 않는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열린마당] 보이지 않는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입력 : 2021. 08.03(화)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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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 용어 중 '간과된 위험'이라는 말이 있다. 작은 위험이라도 눈에 보이면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눈에 보이지 않으면 큰 위험도 과소평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가 '밀폐공간 질식재해'다. 실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316명이 밀폐공간 질식재해를 당했는데, 과반이 넘는 168명이 사망했다. 일반 사고성 재해 사망률이 1.1%인데 반해, 질식사고는 53.2%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질식사고의 대부분은 밀폐공간에 들어가기 전 산소 농도를 측정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했다.

따라서 보이지 않는 위험요인을 인지하고, 이를 다룰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작업자들이 밀폐공간의 위험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철저히 교육하고, 밀폐공간 출입구에 출입금지 표시와 함께 질식 위험성 경고 표지를 부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작업 전에는 반드시 산소나 유해가스를 측정하고, 호흡보호구를 착용한 채 작업하도록 해야 한다. 작업 전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가 정상일지라도 분뇨, 오수, 펄프액 등 부패하기 쉬운 물질이 있는 밀폐공간에서는 작업 과정에서 유해가스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적정공기는 산소농도는 18% 이상 23.5% 미만이며, 이산화탄소 농도는 1.5% 미만, 일산화탄소 농도는 30ppm 미만, 황화수소 농도는 10ppm 미만이다.

구조작업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응급 상황 시 신속히 119나 관리자에게 연락하고, 구조 시엔 공기호흡기 등 호흡보호구를 필히 착용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 질식재해는 분명히 예방할 수 있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 철저한 준비를 갖춰 올해는 산업현장에서 질식재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낙현 (사)대한산업안전협회 제주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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